"미 보수파 보기에 아베는 훌륭..과거사 크게 중요치 않아"

2015. 4. 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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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존 페퍼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인터뷰

"중국 견제에 일본만한 데 없다고 생각"

미국 워싱턴의 대표적인 동북아시아 전문가인 존 페퍼 외교정책포커스 소장은 "미국은 지금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의 군사력 증강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한-일 과거사 갈등이 한·미·일 삼각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보지만, 일본을 압박하는 데 정치적 자산을 투입할 경우 미-일 동맹 관계를 훼손할까 우려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일본의 군사력 증강과 군사적 역할 확대를 지지하는 이유는 뭔가?

"미국은 냉전 시기에도 옛소련 봉쇄를 위해 일본의 군사적 역할 증대를 지지했다. 그러나 옛소련은 아시아에 군사력을 별로 투사하지는 않았다. 지금 중국은 이와 다르다. 아시아에 국가 핵심이익이 걸려 있어 경제력 확대에 걸맞은 군사력 팽창을 진행 중이다. 미국이 보기에 일본은 중국을 견제하는 데 한국보다 더 믿을 만한 동맹국이다. 솔직히 한국은 중국보다 북한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중국과는 데탕트를 했다. 조지 부시 행정부 때는 일각에서 한국을 중립화된 나라로 여기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은 일본이 중국을 싫어한다는 걸 안다. 그래서 일본에 의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일본이 다른 국가들처럼 군사활동을 하는 이른바 '보통국가'가 되길 원하고, 이를 독려하고 있다."

-일본은 진주만 공격을 단행하는 등 과거 미국의 적이었다. 미국은 궁극적으로 일본이 군국주의화될 위험성을 우려하지 않는가?

"미국은 일본의 안보체계가 미국에 깊숙하고 확고하게 편입돼 있다고 믿는다. 일본은 지금 미국의 핵우산 아래 있을 뿐만 아니라, 무기들을 대부분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이 미국에 등을 돌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

-미국의 중장기적인 아시아·태평양 군사전략은 무엇인가?

"미국은 궁극적으로 안보정책의 아웃소싱을 원한다. 미군이 외국 분쟁에서 죽는 걸 원치 않기 때문에 타국이 대신 싸워주길 바란다. 예산상의 제약도 있다. 앞으로 미국은 경제적으로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군사적으로는 한국·일본을 비롯해 오스트레일리아·베트남·필리핀·인도 등이 중국을 견제를 해주길 원한다."

-아베 총리가 역사 수정주의적 태도를 보여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데도 미국 의회가 그를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상·하원 합동연설에 초청하는 이유는 뭔가?

"현재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의회가 보기에 아베 총리는 훌륭하다. 강경 보수파로 정치적 성향도 비슷한데다, 미국이 원하는 거의 모든 것을 해주고 있다. 이번 연설에는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때와 달리 오바마 대통령도 동의했다. 이번 기회에 일본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타결하고 안보협력을 강화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래서 과거사 문제는 크게 중요치 않은 것이다."

-<뉴욕 타임스>가 사설을 통해 아베 총리의 방미 성과는 과거사에 대한 진지한 반성에 달려 있다고 주장하는 등 주요 언론과 의회 일각에선 비판도 적지 않은데.

"<뉴욕 타임스>와 현재 의회 다수파는 시각이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공화당은 역사 문제, 특히 외국 역사에 대해서는 신경을 별로 안 쓴다. 일본의 진주만 공격도 거의 잊혀 가고 있다."

-결국 미국은 이번 아베 총리의 방미 때 동북아 과거사 문제 해결에는 적극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는가?

"그렇다. 물론 미국이 아베 총리에게 한국의 반발을 무마시키기 위한 수사적 차원의 발언을 요청할 수는 있다. 그러나 미국은 여기에 적극 개입해 중재하려 들지는 않을 것이다. 조용히 두 나라 스스로 해결하도록 독려할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정치적 자본을 여기에 투입하는 것이 미-일 동맹 관계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볼 것이다. 아울러, 미국도 과거사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은 독도의 지위를 결정하는 데 개입한 바 있다. 또 2차대전 당시 원폭 투하 문제나 주일미군들의 성폭행 사건 등도 미국이 적극 나서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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