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전화를 끊으면 공범으로 몰릴 수도 있다" 현직경찰관마저 당할 뻔한 보이스피싱 수법

조규봉 2015. 4. 26.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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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김현섭 기자 ]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의 전자 금융사기. 더 이상 새롭지도 놀랍지도 않습니다. 인터넷엔 오히려 속아주는 척하며 보이스피싱범을 가지고 놀았던 '무용담'까지 올라옵니다. 특히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속는 사람이 있느냐"고 비웃음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누군가 당하는 사람이 있으니 없어지지 않겠지만 그 누군가가 나만은 아닌 것 같죠.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부산지방경찰청 홍보실에 근무하는 박은정 경장은 지난 10일 부산경찰청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위키트리 등 SNS에 '포리(캐릭터)의 도움 되는 알맹이 정보'라는 웹툰을 올렸습니다. 보이스피싱의 한 수법을 만화로 그린 거죠.

주목할만한 게 박 경장 자신이 실제로 당할 뻔한 사례라는 겁니다. 현직 경찰관마저 순간적이나마 흔들릴 정도로 혀를 내누르게 하는 수법입니다.

박 경장은 올해 초 검찰청을 사칭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합니다. 자신의 이름으로 대포통장이 개설됐다는 말에 무심코 사기범이 알려준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했죠.

놀라운 장면은 여기서 펼쳐집니다. 박 경장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적힌 사건 서류가 나온 겁니다. 사기범이 이미 확보한 박 경장의 개인정보로 양식까지 그럴 듯하게 서류를 꾸민 걸로 보입니다.

박 경장은 "전화를 끊으면 공범으로 몰릴 수도 있다"는 사기범의 말에 바짝 긴장해 시키는 대로 은행 '보안카드'를 입력하다가 "아차!"하고 중단했다고 합니다. 박 경장이 만든 웹툰은 공개 1주일 만에 페이스북에서 조회한 네티즌만 22만 명을 넘었습니다.

박 경장이 웹툰을 올리기 하루 전날인 9일 보안업체 안랩은 유명 택배회사를 사칭한 스미싱 주의보를 내렸습니다.

'[**택배] OOO 고객님 배송 재확인 바람. 주소지확인. ht*p://w**i.m***gl.c*m'

이렇게 휴대전화 사용자 실명과 실제 유명 택배회사의 이름을 포함한 문자메시지에 인터넷 URL을 보냅니다. 무심결에 클릭하면 해당 회사 홈페이지를 사칭한 가짜 페이지가 열립니다. 안랩이 보도자료에 보내준 가짜와 정상의 메인화면 비교는 실로 놀랍습니다. 구분이 안 될 정도로 거의 똑같습니다.

이래도 내가 당할 일은 없다고요? 지난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로 인한 피해액은 지난해 2165억 원이었습니다. 전년 1365억원 대비 58.6% 증가했습니다. 2165억원이 전부 정보와 소외된 먼 시골 노인층의 돈일까요?

'정상적인 곳은 어떤 일이라도 먼저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확신하지 마세요. 살짝 긴장을 푸는 순간, 당신도 피해자입니다.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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