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선발승' 장진용, 12년 인내가 가져온 인간승리

2015. 4. 2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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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윤세호 기자] LG 트윈스 우투 장진용(30)에게 2015년 4월 25일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 될 것이다. 장진용이 12년 동안 흘렸던 땀과 눈물을 보상받았다.

장진용은 25일 창원 NC전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72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1피홈런) 0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를 골고루 섞어 던지며 완급조절로 NC 타선을 압도했다.

LG 타선도 장진용의 호투에 화답, 1회초 박용택의 투런포와 5회초 4점을 뽑으며 승기를 들었다. 수비서도 5회말 박지규가 슬라이딩 백핸드 캐치로 더블플레이를 유도, 장진용의 뒤를 든든히 지켜줬다. 6-2로 승리한 LG는 전날 대패를 극복하며 다시 5할 승률(11승 11패)을 찍었다. 이로써 장진용은 2008년 5월 7일 잠실 SK전 이후 3660일 만에 승리, 2004년 프로 입단 후 첫 선발승을 올렸다.

장진용에게 지난 12년은 그야말로 인고의 세월이었다. 2004년 LG에 1차 지명을 받았을 당시만 해도, 장진용은 미래가 창창한 우완 파이어볼러였다. 150km대 강속구를 주무기로 상대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엄청난 재능을 자랑했다. 데뷔 1년차부터 1군 무대 마운드에 오르며 LG의 에이스가 될 날을 기대했다. 당시만 해도 장진용이 첫 선발승을 거두는 데 12년이나 걸릴 것이라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불운이 장진용의 발목을 끈질기게 잡았다. 2년차였던 2005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며 탄탄대로를 걷는 듯했다. 그런데 당해 4월 22일 잠실 현대전에서 베이스 커버를 하다가 발목이 접질리는 부상을 당했다. 시즌아웃 부상으로 허무하게 고개를 숙였다.

악몽은 계속됐다. 2008시즌까지 좀처럼 야구가 풀리지 않으며 2군에 머문 채 군에 입대했다. 이따금씩 1군 마운드를 밟기는 했지만, 기회를 꿰차지 못했다. 그래도 상무에 입대해 2009시즌과 2010시즌 각각 10승과 15승을 올리며 퓨처스리그 다승왕을 차지했다. 군입대를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기대를 안고 LG에 돌아왔는데 2011시즌 또다시 부상 악령에 빠졌다. 팔꿈치 통증으로 수술대에 올랐고 또 시즌아웃 판정을 받았다. 흔들렸지만 쓰러지진 않았다. 2012시즌 후반기, LG는 회심의 카드로 선발투수 장진용을 대기시켜 놓았다. 140km 후반대 공을 던지는 파이어볼러로 선발진을 보강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장진용은 1군 무대를 눈앞에 두고 팔꿈치에 통증을 느꼈다.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을 것 같았는데, 진단 결과 '수술불가' 판정이 내려졌다. 투수로서 선수생명이 마감될 위기에 처했다. 절망 속에서 장진용은 배트를 들고 타자전향까지 시도했다. 그러다가 다시 투수로 돌아왔고, 2014시즌 무려 6년 만에 1군 마운드를 밟았다.

당시 양상문 감독은 장진용을 두고 "구속이 빠르지는 않지만 제구력이 좋고 완급조절 능력이 뛰어나다. 유희관이 활약하고 있는 것처럼, 진용이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군 선수들도 "진용이형이 마운드에 오르는 경기는 승리한다는 확신이 있다. 우리는 진용이형이 1군에 나올 때마다 꼭 성공하기를 기도한다"고 장진용의 선전을 바랐다. 장진용은 기회에 화답하듯 자신의 투구를 했다. 뚜렷한 결과를 남기지는 못했지만 적은 기회 속에서 장진용이 어떤 투수인지를 대중에 각인시켰다.

그리고 2015시즌 스프링캠프 경쟁에서 승리, 선발진에 합류했다. 비록 5선발투수로 경기가 우천취소되면 등판 일정이 일주일 후로 밀렸지만, 12년의 기다림은 그에게 강한 정신력을 선물했다. 지난 9일 2015시즌 첫 선발 등판이었던 대전 한화전에서 5⅓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으나 역전패로 승리를 놓쳤다. 그래도 장진용은 묵묵히 다음 등판을 준비했고 드디어 12년 동안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에 승리했다. 이날 TV 중계화면에는 밝게 웃는 장진용의 모습이 나왔다.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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