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 못한 이종운 감독, '감성' 대신 '이성' 택하다

안희수 2015. 4. 25.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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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안희수]

24일 선두 삼성에 승리를 거둔 직후 만난 이종운(49) 롯데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이유를 물으니 "이렇게밖에 경기 운용을 할 수 없어 자신에게 화가난다"고 했다. 그가 말한 '이렇게'는 선발 조쉬 린드블럼(28)의 완투를 뜻한다. 극심한 뒷문 불안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에 대한 자책이었다.

롯데는 24일 사직 삼성전에서 린드블럼의 완투에 힘입어 5-3으로 승리했다. 완투를 작심한 투구였다. 초반부터 공격적인 경기 운용으로 투구수 관리를 해나갔다. 원래 그런 성향이 있는 투구지만 이날은 더 확고한 의지가 보였다. 7회 초 수비가 시작될 땐 가장 먼저 마운드로 뛰어나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팀 상황이 린드블럼의 의지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지난 18일 잠실 두산전에서 5-1, 4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패했다. 23일 광주 KIA전 역시 6-2로 앞선 상황에서 맞이한 9회 끝내기 몸에 맞는 공으로 승리를 내줬다. 뒷문이 불안하자 직접 자신과 팀의 승리를 책임지려 한 것이다. 실제로 린드블럼은 이날 8회 수비가 끝난 뒤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한 타자라도 더 상대하고 싶다"는 뜻은 내비치기도 했다.

롯데는 마무리 투수 김승회(34)가 부진하며 자리에서 물러났고, 지난해 '믿을맨'으로 거듭난 이정민(36)도 흔들렸다. 보직을 나누지 않고 투수의 컨디션에 따라 마운드에 올리는 운용이 독이 되고 말았다. 결국 이날까지 만난 8개 팀 중 7 팀에게 한 번씩은 역전패를 헌납하고 말았다. 향후 맞대결에서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력이다.

불펜 운용에 대한 비난이 크다. 사령탑 이종운 감독의 고민은 이로 말할 수 없다. 근본적인 이유는 '믿음'과 '현실' 사이에 괴리다. 23일 KIA전 무사 만루 상황에서도 이 감독은 마운드 위 김승회에게 '피하는 투구'를 지시하지 않았다. 평소에도 "그래도 지난해 우리 팀 마무리 투수인데..."라는 말을 자주하곤 했다. 이날도 믿고 싶었다. 그러나 결과는 바람과 달랐다.

사령탑은 아직 선수들을 믿고 있다. 제 공을 던지고 있지 못하고 있지만 고비를 넘기면 분명 잘해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자신의 실책만큼은 마음속 깊이 인정했다. 삼성전 승리 후 그는 "린드블럼에게 미안하다. 불펜 난조에 제대로 대비를 하지 못했던 내 탓이 크다"고 했다.

그리고 이젠 이성적으로 대처하려 한다. 23일엔 김승회를 2군을 내려보냈다. 선수가 자처하기도 했지만 분위기 전환을 위해 불가피했다. 선발 투수 중 한 명을 마무리 투수로 돌리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밑 빠진 독 물 붓기'로 보일 수 있지만 어떤 변화라도 주기 위해서 방법을 모색 중이다. 이종운 감독은 "아무런 언급 없이 갑자기 변화를 주면 부작용이 생기겠지만 지금은 선수들도 이해할 것이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후보군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그만큼 큰 고심을 하고 있다는 것이 엿보인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현재 심리적으로 위축된 불펜진이 자신감을 찾는 것이다. 이 감독이 어떤 선택을 하든 선수들이 뒷받침 돼야 한다. 린드블럼의 호투로 1승은 챙겼지만 여전히 불펜진은 불안하다. 반등의 계기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부산=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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