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아 그래?] 스님은 축구광, 사제는 야구광?

김한수 종교전문기자 2015. 4. 24.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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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은 어떤 스포츠 종목보다도 축구를 유달리 좋아한다. 축구공과 공터만 있으면 별다른 장비 없이 사찰에서도 할 수 있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월드컵이 있는 해 하안거(夏安居) 때는 중계를 틀어주는 선원(禪院)에 지원자가 몰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축구로 유명한 사찰은 해인사. 해인사 승가대학 축구팀은 전국 최고 전력(戰力)으로 유명하다. 약 40년 전 스님들의 체력 단련을 위해 시작된 것으로 전해지는데 워낙 인기가 높아 오죽하면 해인사 승가대학 출신 스님들이 "정규 과목처럼 열심히 했다"고 회고할 정도. 전북 남원 실상사 주지를 지내고 전국 방방곡곡 5년에 걸쳐 생명평화탁발순례단을 이끌고 도보 순례한 도법 스님도 왕년의 해인사 축구선수 출신. 해인사 축구 비장의 무기는 '잔디구장'. 지난 2002년 월드컵 때 잔디를 깔았다. 전국 사찰 중 유일하다. 해인사는 매년 단오 때면 '단오축구대회'를 연다. 해인사 승가대학 1~4학년 학인(學人)들이 한 팀, 선방(禪房) 스님들이 한 팀, 지역 공무원과 상인 등 모두 8개 팀이 참가해 자웅(雌雄)을 겨룬다. 경기 때면 스님들은 승복 대신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진짜 선수 못지않은 자태를 뽐낸다.

천주교 사제들은 최근 야구 사랑이 각별하다. 서울대교구, 광주대교구, 인천교구, 의정부교구엔 사제들로 구성된 야구단이 있다. 최근엔 대구대교구에도 야구단이 창단됐다. 교구별로 직원, 신자 야구팀과 경기도 벌이고 교구사제단끼리 리그전도 벌인다. 염수정 추기경이 교구장인 서울대교구 야구단의 이름은 '카디널스(Cardinals)'다.

천주교 사제들이 축구보다 야구를 즐기는 데 특별한 이유는 없다. 다만 단체생활을 하는 스님들의 경우엔 언제든 공 하나 들고 모여 축구를 즐기기 쉽지만 각 성당별로 흩어져 사목활동을 하다 매주 월요일 하루만 쉬면서 시간을 맞출 수 있는 사제들에겐 야구가 더 적합했던 모양이다. 인천교구 정신철 주교는 51세의 나이에도 인천교구 야구단 주전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연습하고 경기하지만 경기력도 만만치 않다. 작년 10월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교황방한기념 사제야구단 올스타 대 연예인야구단 올스타 시합에선 사제 올스타가 13-9로 승리하기도 했다. 당시 사제야구단 단장을 맡았던 의정부 교구 이정훈 신부(백석성당)는 "그쪽(연예인들)에서 봐줘서 이겼지요"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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