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태광그룹, 모든 계열사 하청업체 경영자료 요구 정황

김건호 입력 2015. 4. 25. 06:03 수정 2015. 4. 2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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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업체 감사' 녹취록서 드러나 기획실 간부가 자료 수집 언급"계열사 대표들 요청으로 경영진단"

태광그룹이 태광산업뿐만 아니라 전 계열사의 하청업체에서 내부 경영 자료를 제출받은 정황이 포착됐다.

24일 세계일보가 확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태광그룹 경영기획실 김모 실장은 지난 1월 초 서울 장충동 모 호텔 커피숍에서 경영진단팀 김모 부장, 하청업체 A사의 임원이 만난 자리에서 "내부의 어떤 절차적인 부분들, 기준에 어긋나는 부분에 대해서 적시를 하고자, 원청자(태광산업)로 하도급자(하청업자)에 대해 강제적으로 (자료 요구를) 할 수 있는 권한은 없지만, 요청을 해서 비리가 있다든지 잘못된 부분이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 하도급자에게 자료 요청을 하는 것"이라며 "이게 태광(산업)으로 통보가 됐고 회계 쪽에 이야기가 됐다"고 말했다. 태광그룹의 해명과는 달리 하청업체에 대해 자료 요청이 있었고, 그룹에서 수집한 하청업체 자료가 계열사에 전해졌음을 보여주는 언급이다.

녹취록에서는 A사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로부터도 영업자료를 받았다는 사실도 언급된다. 경영진단팀 김 부장은 "우리 (감사) 보고서는 드라이하다"며 "(태광산업 하청업체 중에) 서른 두 곳을 보고, 일곱 개가 문제 되는데 그중에 A업체가 문제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청업체 A사 임원은 "지금까지 아홉 차례에 걸쳐 실사를 포함한 감사를 받았고 최선을 다해 자료를 다 보냈다"고 말하자 김 실장은 "감사를 쭉 하고 있다. 흥국생명을 (2014년) 5월에 했고, 화재를 8월에 했고 그 다음에 IT, 태광산업을 또 티브로드도 하고 각 계열사 대표이사의 요청에 의해서 객관적인 경영진단으로 감사를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광그룹이 태광산업뿐만 아니라 전 계열사의 하청업체에서 내부 경영자료를 입수했다는 의혹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A사의 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태광그룹의 계열사도 아니고 하청업체로서 가져간 영업자료를 되찾기 위해 만나서 이야길 나눴지만 (태광그룹은) 자료를 반환하지 않았다"며 "감사를 한다고 했지만 감사결과도 통보받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태광그룹은 "하청업체에 내부자료를 요청한 적도 없으며 감사한 사실도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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