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임박' 이청용] ② 3년 만에 실현된 약속, EPL '쌍용 더비'

윤태석 2015. 4. 2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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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윤태석]

이청용의 복귀와 함께 5월 24일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의 '코리언 더비' 성사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사진은 지난 2010년 12월 국가대표팀 훈련 도중 열렸던 이청용과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족구 경기 장면. 이청용은 패한 뒤 햇빛 때문에 졌다며 위치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빨리 프리미어리그로 가서 (기)성용이와 만났으면 좋겠어요."

2012년 9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공항에서 '쌍용'을 인터뷰했다. 이청용(27·크리스털 팰리스)과 기성용(26·스완지시티)은 대표팀 소속으로 우즈벡과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을 마치고 소속 팀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기성용이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로 막 이적한 직후였다. 그 전 시즌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던 이청용은 당시 소속 팀 볼턴이 챔피언십(2부 리그)으로 강등된 상황이었다. 기성용은 "(이)청용이가 곧 프리미어리그로 올라올 것이다"고 했고 이청용은 "빨리 프리미어리그로 가서 성용이와 만났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그 때는 미처 몰랐다. '쌍용'의 맞대결이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이청용이 2012년 5월 이후 3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다시 밟는다. 25일 오후 11시(한국시간) 헐 시티와 홈경기 출전이 유력하다. 이청용의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기성용과 격돌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청용과 기성용은 셰놀 귀네슈 감독이 FC서울을 맡던 시절 함께 기용되며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하며 '쌍용'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 둘에 박지성·박주영을 더한 '양박쌍용'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의 6골 모두에 관여하며 절대적 존재감을 보였다.

FC서울 제공

이청용과 기성용은 '영혼의 단짝'라 불린다.

2006년 FC서울에서 처음 만나 꿈을 키웠다. 2007년 나란히 팀의 핵심 선수로 도약했고 2008년 태극마크도 함께 달았다. 2009년 여름 이청용이 볼턴으로 이적하면서 둘은 헤어졌다. 기성용도 이청용이 서울을 떠난 지 4개월 후 스코틀랜드 셀틱 유니폼을 입고 유럽 무대에 진출했다.

기성용이 2012년 여름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로 이적했지만 이후 이청용은 챔피언십만 전전했다. 이청용이 겨울 이적시장 마감일인 2월 3일 볼턴을 떠나 크리스탈팰리스에 둥지를 틀면서 드디어 '쌍용'은 재회를 앞두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아시안컵 오만전에서 오른쪽 정강이뼈 부상을 당한 이청용은 그 동안 꾸준히 재활에 매진해왔다.

절묘하게도 크리스털 팰리스와 스완지시티는 최종전에서 맞붙는다. 5월 24일 오후 11시 크리스털 팰리스의 홈인 런던에서 경기가 예정돼 있다. 이청용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시간이 충분하다. 요즘 스완지시티를 넘어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미드필더로 우뚝 선 기성용과 원조 프리미어리거 이청용이 펼칠 우정의 대결이 임박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종종 '코리언더비'가 열렸다.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사진. 이 순간을 포착해낸 스코트 헤비씨는 인터뷰를 통해 "이영표가 실수하고, 그게 골로 연결되고, 박지성 표정이 (어시스트를 했음에도) 안 좋더라고요….,서로 다가가 한마디씩 하려는 것 같았는데, 박지성이 먼저 이영표의 허벅지 쪽으로 손을 살짝 갖다대더라고요. 그리고 왠지 비장한 표정의 이영표가 슬며시 잡는데…. 저절로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 없었어요." 라고 밝혔다.

유튜브 동영상 캡처

이 중 가장 기억에 경기는 2006년 4월 18일 화이트 하트레인에서 벌어진 토트넘 핫스퍼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리그 35라운드였다. 국내 팬들의 시선은 온통 맨유의 박지성(34)과 토트넘 이영표(38)에게 쏠렸다. 박지성이 오른쪽 미드필더, 이영표가 왼쪽 윙백으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90분 내내 격한 충돌이 벌어졌다.

전반 36분 박지성이 이영표의 공을 뺏어 웨인 루니의 골을 도우면서 둘의 희비는 엇갈렸다. 박지성은 동료들에 둘러싸여 환호를 받았지만 이영표는 고개를 떨궜다. 큰 반향을 일으킨 건 박지성이 올린 '도움'과 이영표의 '실수'가 아니라 한 장의 사진이었다. 사진 속의 박지성은 이영표의 손을 몰래 잡아주고 있었다. 이 사진이 공개되면서 국내 뿐 아니라 영국 현지에서도 큰 화제를 낳았다. 아직도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박지성은 이청용과 프리미어 리그 무대에서 맞붙었던 적도 있다. 2010년 9월 26일 열린 프리미어리그 볼턴 vs. 맨유전에서 후반 교체로 그라운드에 들어온 박지성은 선발로 나온 이청용과 맞대결을 펼쳤다.

5월 24일 이청용과 기성용이 그라운드에서 조우하면 박지성-이영표 못지 않게 엄청난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3년 전 타슈켄트 공항에서 한 약속을 지킬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쌍용'과 박지성·이영표의 관계는 비슷한 구석이 많다. 같은 팀(FC서울·PSV아인트호벤)에서 스타로 떠오른 점이나 해당 팀에서 2002 월드컵 스타 감독(3위 터키 귀네슈·4위 한국 히딩크)의 지휘를 받았다는 점 등. 곧 프리미어리그 '코리언 더비' 기록도 추가될 것이다.

IS포토·중앙포토 DB

윤태석 기자 yoon.taeseok@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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