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사격 차세대간판 김청용 "성공해 엄마 고생 덜어주고 싶다"

2015. 4. 2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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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열심히 해서 엄마 고생을 조금이라도 덜어 드리고 싶어요. 돈 많이 벌면 근사한 집을 사드릴 거예요."

얼굴에 소년티 가득한 열여덟 학생이 길지 않은 인터뷰를 하면서 수차례 '엄마'와 '돈'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다.

"재미가 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까 돈까지 벌어서 좋아요", "엄마가 마음껏 돈 쓰시게 하고 싶어요", "어릴 땐 돈 많이 벌어 마당 넓은 집을 사서 아빠 산소를 집 안에 모셔오는 게 꿈이었어요."

24일 경남 창원국제사격장에서 만난 한국 사격의 차세대 간판 김청용(18·흥덕고)은 전날 '2015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 남자 고등부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땄는데도 들뜬 모습이 아니었다.

오히려 아버지 부재에 따른 집안의 어려움을 차분하게 털어놓으면서 자신의 선수생활이 가족에게 여러모로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고 담담하게 포부를 밝혔다.

사실 그의 실력은 고교 수준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남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에서는 대선배 진종오(36·KT)를 제치고 1위에 오르며 사격계를 뒤흔들었다.

고교 3학년생인 김청용은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실업팀인 한화갤러리아에 입단하기로 지난달 결정했다.

그는 "이제 사격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으니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더욱 훈련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최종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지만 일단은 멀리 보지 않고 단계별로 발전해나가겠단다.

김청용은 "성공해서 돈을 많이 벌면 저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운동하는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청용과 일문일답.

-- 고등부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딴 소감은.

▲ 좋다. 내가 항상 1등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데, 잘 돼서 다행이다.

-- 작년 아시안게임 이후 달라진 점은.

▲ 나한테 작년 아시안게임은 잠깐의 좋은 추억일 뿐이다. 훈련이 힘들면 그때 생각을 하면서 용기를 얻는 것은 사실이지만 안주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아시안게임 이후 날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꽤 있다. 감사하긴 하지만 별로 익숙지는 않다.

-- 사격을 시작한 지 4년이 됐다. 그동안의 자신을 돌아본다면.

▲ 처음에는 재미있어서 시작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까 이렇게 돈까지 벌 수 있어서 좋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집 사정이 별로 좋지 않아서 힘들었는데, 이제는 더이상 돈 문제를 신경 쓰고 싶지 않다. 엄마가 포장마차 같은 것을 하면서 고생을 많이 하셨다. 나중에 근사한 집이라도 사드리고 싶다.

-- 대학 진학 대신 한화갤러리아 입단을 선택한 것도 가정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인가.

▲ 그런 면도 있다. 대학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별로 상관은 없다. 한화갤러리아의 서인택 감독님과 이대명 선수를 좋아한다. 그분들과 같이 훈련하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 아버지 부재에 대한 인식이 강한 것 같다.

▲ 어렸을 때부터 아빠를 잘 따랐다. 아빠는 태권도 선수였다. 운동선수가 얼마나 힘든지 아시기 때문에 내가 사격선수가 되는 것을 반대하셨지만, 나중에는 많이 응원해주셨다. 중학교 때 의료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셔서 큰 충격을 받았다. 그때부터 집안도 많이 기울었다. 어릴 땐 돈 많이 벌어 엄마 고생도 덜어 드리고 마당 넓은 집을 사서 아빠 산소를 집 안에 모셔오는 게 꿈이었다.

-- 선수로서 목표는.

▲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선수로서 최종 목표는 당연히 올림픽 금메달이다. 하지만 당장은 너무 멀리 보지 않고 단계별 목표를 달성하려고 한다. '이거 이룬 다음에 이거' 식으로 목표를 정했다. 이번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 금메달도 그 중 하나였다. 선수로 성공해서 돈을 많이 벌면 나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운동하는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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