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 다시 단 기보배 "1년의 재충전이 약됐죠"

양승남 기자 2015. 4. 22.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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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시련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충전의 시간이었다. 보석이 다시 찬란한 빛을 낼 준비를 마쳤다.

한국 여자 양궁의 간판 기보배(27·광주광역시청)가 지난해의 시련을 딛고 다시 일어섰다. 기보배는 지난 20일 충북 보은공설운동장에서 끝난 양궁 리커브 국가대표 여자부 2차 평가전에서 최종 합계 3위로 세계선수권 티켓을 따냈다. 지난달 8명의 국가대표를 뽑는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해 태극마크를 다시 단 기보배는 세계선수권 대회에 출전하는 정예 3명을 뽑는 평가전도 통과해 세계 무대에 나서게 됐다.

기보배는 2010년 태극마크를 단 이후 한국 여자양궁을 대표해왔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2012년 런던올림픽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올랐다.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서는 단체전과 혼성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깜찍한 외모와 빼어난 실력을 겸비한 기보배는 많은 팬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다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 인천 아시안게임에 참가하지 못했다. 승승장구해온 기보배의 양궁인생에 닥친 첫 시련이었다. 기보배는 21일 전화통화에서 "그때 물론 아쉽기도 했지만 여유를 갖고 다시 시작하자고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소속팀 박채순 감독도 쉼없이 달려온 기보배에게 한 박자 쉬어가자고 다독였다. 박 감독은 "그땐 폼도 약간 흔들렸고, 계속 앞만 보고 전진하는 상황이어서 한 박자 쉬어가는 지혜가 필요했다"면서 "보배에게 충분히 실력이 되니까 1년 정도 여유갖고 다시 도전하자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고 전했다. 기보배는 "국제대회에서 치열한 순위 싸움을 계속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지 못하고 나갔는데 대표팀 탈락 이후 국내대회를 뛰면서 이를 보완해 나간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대표팀 복귀 배경을 설명했다.

기보배는 재충전의 시간 동안 자신의 활시위를 되돌아봤다. 쉼없이 달리면서 놓쳤던 부분이 보였다. 그는 "한 박자 쉬어가면서 마음과 몸은 오히려 가벼워졌고 부족한 부분을 고치게 됐다"고 말했다. 기보배는 선수로 참가하지 못한 지난 해 아시안게임 때 방송 해설가로 현장을 함께 했다. 사대에서 물러나 한 발 뒤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해설을 위해 공부를 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배웠다. 또 방송에서 "다음에는 국가대표로 경기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팬들에게 약속하면서 목표의식도 되새겼다.

기보배는 "지난 1년의 시간이 선수 생활에서 정말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다"면서 "소중한 시간을 보냈으니 이제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하겠다"고 했다.

이날 태릉선수촌에 입촌한 기보배는 오는 7월 덴마크 코펜하겐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한다. 기보배는 "세계 선수권에서 메달을 많이 땄지만 개인전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면서 "이번에는 만회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어 내년 리우 올림픽에서 2연패의 꿈도 조용히 정조준한다.

한 번의 시련에 좌절하지 않고 여유를 갖고 다시 준비한 기보배. 양궁인생 2막을 여는 화살이 막 그의 손을 떠나 다음 과녁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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