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39원 .. 너무 뛴 원화 값

하현옥 2015. 4. 2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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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주요 통화 중가장 많이 올라수출 기업엔 직격탄돈벌어 이자도 못낼 판

수출에 켜진 '빨간불'이 심상찮다. 원화 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한국산 물건'이 비싸진 탓이다. 나라 밖 복병이라 다루기도 쉽지 않아 더욱 골칫덩이다.

 삼성전기는 7조원 넘는 매출의 92%를 해외에서 올리는 대표적 수출 기업이다. 그런데 최근 명예퇴직을 실시해 업계에 파장이 일었다. 주범은 '엔저(엔화 약세)'였다. 일본 정부의 대대적 '돈 풀기'로 엔화 값이 싸지고 원화 값은 올랐다. 그러자 일본 업체에 밀리면서 지난해 수출이 1조1500억원이나 줄었다. 효성도 매출 73%를 해외에서 거둔다. 그런데 지난해 매출이 갑자기 3% 넘게 줄었다. 회사 관계자는 "수출 물량이 많아 원화 강세의 시름이 클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대책의 하나는 현지 거래 확대다. '스판덱스' 섬유의 중국 현지 생산(연 8만t)을 늘려 현지 업체와 직거래해 환율 위험을 줄인다는 것이다.

 기업들 비명처럼 상황은 갈수록 심각하다. 블룸버그는 21일 "원화 가치가 최근 한 달간 3.65%(39원) 올랐다"고 밝혔다. 아시아 주요 통화 중에서 가장 많이 뛰었다. 세계 주요 통화와 비교해도 눈에 띈다. 원화는 올 들어 러시아 루블(9.6%)과 스위스 프랑(4.5%)·대만 달러(2.1%) 다음으로 많이 올랐다.

 이 같은 '환율 태풍'은 수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이 올 들어 석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1분기에 전년보다 2.9% 줄었다"며 "두 자릿수 성장이 당연시되던 수출이 2012년부터 지지부진한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물량만 빠지는 게 아니다. 채산성도 갈수록 떨어진다. 국제무역연구원은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 수출 기업들이 지난해 10곳 중 3곳(38%)에 달했다고 21일 밝혔다. 매출에서 수출이 절반을 넘는 159개 제조업체를 조사한 결과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소 수출기업의 고통은 더하다. 대기업처럼 해외에 공장을 두고 '생산 다변화'로 환율 위험을 피하기가 쉽지 않다. 철강업체인 A사는 수출 대금으로 달러를 받는다. 그런데 요즘 달러를 원화로 바꾸면 손에 쥐는 돈이 줄어 울상이다. 이 회사는 일단 '통화 선물 거래'로 손실을 피하고 있다. 수출 계약을 할 때의 환율로 대금을 받기로 약속하는 것이다. 급할 때 구원투수가 될 수 있는 '환(換) 헤지' 상품은 더 있다. 무역보험공사가 취급하는 '환변동 보험'도 그중 하나다. 수출 대금을 특정 환율에 고정시켜 손실을 피하는 보험이다.

 '먹구름 기상도'는 쉽게 물러가지 않을 기세다. 먼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 금리' 인상을 늦출 전망이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 과 일본은행 도 돈을 풀고 있다. 중국도 '지급 준비율'을 내리는 등 추가 부양에 나섰다. 원화 강세가 당분간 이어진다는 얘기다. 김기찬(경영학) 가톨릭대 교수는 "아시아 시장이 커지는데 원화 강세 때문에 중국·일본 업체들보다 손해를 많이 본다"며 "아베 정부처럼 인위적 돈풀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정부가 환율 정책을 더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현옥·김기환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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