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나라꼴이.." 유쾌·통쾌한 세태 풍자
주말 오후 TV는 공개 코미디 개그맨들의 무대다. 지상파에서는 KBS2 <개그콘서트>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케이블은 tvN <snl코리아>와 <코미디빅리그>가 있다. 최근 <개그콘서트>가 '민상토론'을 선보이면서 각 공개 코미디 무대마다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본뜬 코너들이 하나씩 자리잡았다. 형식과 내용에서 토론과 뉴스, 시사풍자와 생활밀착 등으로 서로 무게중심이 다르다.
<개그콘서트> '민상토론'은 지금까지 3회 방송만으로 주목받는 코너로 우뚝 섰다. 개그맨 유민상과 김대성을 앉혀놓고, 사회자 역할을 맡은 박영진이 끊임없이 정치·사회 이슈로 두 사람을 궁지로 몰아넣는다. "박근혜 정부 중간평가를 하겠다"는 박영진의 말에 유민상이 "얘(김대성)랑 나랑 이 꼴로 뭘하냐"고 답하면, 박영진이 이를 "아,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라며 왜곡하는 식이다. 황망해하는 유민상의 모습에 관객들이 웃는다.
겉보기엔 가벼운 말장난 같지만 소재는 무게감이 있다. 이미 경상남도 무상급식 논란, 이명박 전 대통령 시기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 등이 언급됐다. 그럴 때마다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하는 유민상의 모습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말하길 꺼리는 세태를 풍자한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 'LTE-A 뉴스'는 지난해 직설적인 화법으로 화제가 된 'LTE 뉴스'의 새 버전이다. 개그맨 강성범과 임준혁이 나란히 앉아 뉴스를 진행하듯 지난 한 주간의 이슈들을 소개한다. 강성범이 '성완종 리스트'를 거론하며 "대체 그 큰돈을 어떻게 주고받았을까요?"라고 물으면 임준혁이 말없이 '비타500' 상자를 강성범에게 건넨다. 매주 화제가 된 뉴스들을 분야에 상관없이 다루며 웃음과 동시에 통쾌함을 주는 데 주안점이 있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snl코리아> '글로벌 위켄드 와이'는 외국인의 시각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콘셉트라는 점에서 독특함을 갖는다. 개그맨 김준현과 미국 출신 방송인 리아가 뉴스를 진행하듯 코너를 이끈다. '중국 판다 교배, 전 세계로 생중계' 같은 해외토픽을 전한 뒤, "판다들의 교미 시간이 길다고 하는데, 한국인들의 요리 시간은 세계에서 가장 짧아 화제가 되고 있다"는 식의 대비로 풍자 효과를 노린다. 해외 특파원 역할을 맡은 개그맨 강유미와 정상훈이 비속어와 사투리를 섞어 각각 일본어와 중국어를 엉터리로 흉내내는 게 웃음포인트다. 주로 무겁지 않은 생활형 이슈를 다룬다.
<코미디빅리그> '사망토론'은 일상 주제들을 놓고 토론을 벌인다. 지난 19일 방송에서 토론 주제는 '연봉 5억 의사인 아내가 20년 만에 첫사랑이 나오는 의대 동창회에 간다면 보내줘야 하나'였다. '사망토론'의 강점은 관객과의 소통이다. 토론 주제에 대해 관객과 문답을 주고받는다. 악역 패널로 나오는 개그맨 이상준이 관객의 외모나 옷차림 특징을 재빨리 잡아내 애드리브 소재로 삼는 순발력이 볼거리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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