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 얼떨결에 '1인3역'

입력 2015. 4. 21. 21:00 수정 2015. 4. 2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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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경제부총리 업무에 총리 대행 맡아

박 대통령 귀국때까지 국정 이끌어

국무회의 주재·기재위 참석 등 분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의 표명으로 사실상 '국무총리 직무대행'에다,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하는 27일까지 국정 최고책임자 역할도 수행하는 '1인 3역'을 맡게 됐다.

현행 정부조직법 22조에는 '총리가 사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경우 기재부 장관이 겸임하는 부총리, 교육부 장관이 겸임하는 부총리의 순으로 직무를 대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완구 총리 사표가 수리되지 않아, 최 부총리가 공식적으로 총리 직무를 대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총리 업무를 챙기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21일부터 최 부총리는 총리직과 경제부총리직을 동시에 수행하는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오전 10시 총리를 대신해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최 부총리는 국민의례를 마친 뒤 "총리가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회의는 제가 주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애초 같은 시간에 연말정산 보완대책과 경제법안을 논의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가 잡혀 있었으나, 최 부총리가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오후 2시로 미뤄졌다. '오전엔 총리대행, 오후엔 경제부총리' 업무를 수행한 셈이다. 최 부총리는 22일 오전 경제관계장관회의 참석에 이어, 오후엔 이 총리가 만나기로 했던 사우디 석유광물부 장관을 대신 면담할 예정이다. 24일에는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주 현장방문 일정이 잡혀 있다.

사의를 밝힌 이 총리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 머물고 있다. 이 총리는 국무회의에 불참하기로 한 데 이어 과학의 날, 정보통신의 날 기념식 참석 일정을 취소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 권한은 아직 갖고 있는 상태여서, 대통령이 순방에서 돌아올 때까지는 서울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27일 귀국해 이 총리 사표를 수리하더라도 후임 인선 및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청문회 과정에서 이전처럼 총리 후보자가 낙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최 부총리가 총리 직무대행을 맡는 기간이 길어지게 된다. 최 부총리가 국정 전반을 챙기는 총리직까지 상당기간 수행하게 되면 산적한 경제현안을 다루는 데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소연 김외현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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