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방·고시원.. 편히 쉴 곳 없는 서울 청년들

손효숙 입력 2015. 4. 21. 19:53 수정 2015. 4. 21.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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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 중 1명 주택 이외 거처서 생활

1인 청년가구 주거빈곤율 전국 2배

월세 비율 늘어나 주거비 부담 가중

소득 30% 차지… 소비활동 힘들어

서울에 사는 청년 5명 중 1명 이상은 옥탑, 고시원 등에서 거주하는 '주거빈곤층'으로 나타났다. 또 청년가구 3분의 2 이상은 전체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가 2월부터 두 달간 민달팽이유니온 등 청년단체들에 조사를 의뢰해 21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주거빈곤 청년(만 19∼34세)은 2010년 기준 52만3,869명이다. 이는 전체 청년 229만4,494명 중 22.9%에 해당한다. 주거빈곤이란 주택법에 규정된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주택이나 지하 및 옥탑, 비닐하우스ㆍ고시원 등 주택 이외의 거처에 사는 상태를 의미한다.

주거빈곤은 1인 청년가구에서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기준 1인 청년 가구 34만 가구 중 3분의 1이 넘는 12만3,591가구(36.3%)가 주거빈곤 상태였으며 이들 중 5만8,000여명은 주택이라고 부를 수 없는 열악한 곳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1인 청년가구의 주거빈곤율은 2000년 31.2%에서 2010년에는 36.3%로 상승했다. 이는 2010년 전국 가구의 주거빈곤율 14.8%의 두 배가 넘는 수치이다.

아울러 대다수 서울 청년의 주거비 부담은 심각한 수준이다. 2012년 기준 주거비가 소득의 30% 이상 차지하는 청년가구는 총 23만가구로, 전체의 69.9%에 해당된다. 이는 전국 청년가구(25.6%) 보다 3배 가까이 높고, 서울 전체 가구(30.2%)와 비교해도 2배 이상 높다. 이는 대다수 청년가구가 주거비 때문에 정상적으로 소비 생활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분석됐다.

또한 서울 1인 청년가구의 절대다수인 96.3%가 전세, 보증부 월세, 또는 월세 형태로 살고 있으며 이중 자가 주택에 살고 있는 비율은 1.0%뿐이다.

청년들의 월세 생활 비율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 25∼29세 월세 거주 비율은 30.6%였는데, 2010년 같은 연령대 월세 비율은 53%로 급증했다. 연령대를 20∼24세로 좁히면 월세 거주 비율은 1990년 43.6%에서 2010년 73.8%로 증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그 동안 일자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청년정책을 주거와 생활안정 전반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확대·전환하기로 하고 청년을 대상으로 한 장기종합계획인 '2020 청년정책 기본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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