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웰빙]가습식물, 사막이 된 그대 방에 ‘생동의 숨결’ 주다

2015. 4. 2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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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저녁 점호를 마친 뒤 취침에 들기 직전, 이등병이었던 나의 임무는 내무반 침상 사이 통로에 물을 뿌리는 일이었다. 30여명이 좁고 밀폐된 공간 안에서 잠을 자야 했기에, 물을 뿌려두지 않으면 기상 후 말을 하기 힘들 정도로 목이 심하게 잠겼기 때문이다. 바닥에 자박자박 찰 정도로 뿌렸던 물은 다음날 아침이면 모두 증발해 있었다.

군대를 전역한 뒤로는 바닥에 물을 뿌릴 일이 사라졌지만, 대신 수많은 가습기에 둘러싸여 산다. 집이나 사무실에서 공용으로 쓰는 가습기 외에도 개인이 사용하는 1인용 가습기까지 생활필수가전이라 할 정도로 보편화된 시대다. ‘물 부족 국가’라는 한국을 수식하는 말의 앞에 ‘대기 중’이라는 말이 생략된 것은 아닐까 하는 착각이 일 정도로 우리의 생활공간이 건조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토록 많은 가습기를 사용하게 된 원인은 도시화에 있다. 아스팔트로 깔끔하게 포장된 도로는 땅 속 수분이 대기 중으로 올라오는 것을 막고 있고, 잿빛 건물로 둘러싸인 도시는 천연 가습기의 역할을 해왔던 나무를 공원이라는 예외지역으로 몰아내버렸다. 저기 먼 중국 네이멍구의 쿠부치사막만이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이 사막인 셈이다. 우리의 주거공간이나 사무공간이 폐쇄적이 되면서 대기조절 기능을 상실한 것 역시 건조의 원인이 된다.

이러한 분석은 실제 연구 결과를 통해서도 증명된다. 연세의대 김현창ㆍ이형근 교수팀과 고려의대 송정석 교수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표적 환경성 질환으로 꼽히는 안구건조증의 유병률이 가장 높은 도시는 13.5%를 보인 울산이었다. 이어 부산(12.5%), 대구(10.6%), 전북(9.6%), 서울(9.3%), 경기(9.0%) 등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유병률이 가장 낮은 지역 3곳은 전남(4.2%), 강원(5.3%), 충북(5.6%) 순으로 집계됐다. 도시화가 많이 된 지역일수록 안구건조증 유병률이 높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실내가 건조하면 면역력이 저하되고 눈과 피부에 질환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도시에서 사는 현대인에게 가습기 사용은 피할 수 없는 일이 돼버린 것이다.
 

가습식물들, [사진출처=123RF]

▶‘세균 분무기’, 가습기 살균제의 공포… 대안 가습기가 떴지만

인위적으로 공기 중에 수분을 공급해줘야 하는 세상이 온 것도 달갑지 않은데, 가습기라고 해서 무작정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물을 계속 담아둬야 하기 때문에 장염이나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바실루스균이나 폐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포도상구균, 곰팡이균이 자라기 쉽다. 꼼꼼히 관리하지 않으면 ‘세균 분무기’를 틀어놓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청결을 위해 한동안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지만, 도리어 인간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다는 무서운 경험을 한 뒤부터는 가습기를 사용하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이에 대안으로 솔방울과 같은 친환경 재료로 직접 만드는 가습기가 유행하기도 했다. 솔씨를 품고 있는 솔방울은 건조한 날에는 솔씨를 멀리 날려 번식을 하기 위해 몸을 활짝 벌리고, 비가 오거나 흐린 날에는 솔씨가 떨어질까봐 오므라든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 솔방울을 물에 담가 오므라들게 한 뒤, 건조한 곳에 두면 솔방울이 몸을 열며 수분을 뿜어내 가습기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솔방울 자체가 머금을 수 있는 수분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아주 많이 사용하지 않는 한 충분한 가습 효과를 보기 어렵고, 금방 썩기 때문에 일반 가습기 이상으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세균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사막화된 나의 방 안에 부는 싱그러운 바람… 가습식물

그런 의미에서 ‘가습식물’은 메마른 도시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싱그러운 대안이 된다. 식물들은 이런 저런 걱정을 사라지게 만드는, 말 그대로 천연 가습기이며 물만 잘 주면 실내의 습도를 영리하게 조절해 준다. 게다가 순수한 물분자라 세균 걱정이 없다. 황사와 미세먼지 걱정에 창문을 활짝 열어놓기 쉽지 않은 요즘, 그와 같은 식물들로 상쾌한 실내 공기를 조성하고자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원예식물 92종을 대상으로 실내습도를 올려주는 효과가 있는 가습식물을 분석한 결과, 식물이 솔방울보다 약 2배 이상 상대습도 증가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미허브(39.1%), 마삭줄(36.6%), 제라늄(32.2%), 행운목(30.4%) 순으로 가습 효과가 높았다.

식물은 증발산에 의해서 공기 중의 습도를 올리게 되는데 증산이란 잎의 뒷면에 있는 기공을 통해서 물 분자가 공기 중으로 나오는 현상을 말하며, 증발은 화분 토양 표면으로부터 물 분자가 증발되는 것을 말한다. 화분의 가습 효과는 증산 90%, 증발 10%로 이뤄져 있다.

또 잎이 넓거나 잎사귀가 많은 식물일수록 가습효과가 높아 실내 습도를 적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넓은 잎으로 광합성을 많이 해서 뿌리로 빨아들인 물을 다시 내뿜어 잎의 뒷면으로 물이 빠져나오면서 천연 가습은 물론 온도 조절도 되기 때문이다.

집의 습도가 낮을수록 그와 같은 기능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사막과 같은 건조함을 호소하는 집이라면 식물을 통한 가습 효과를 더 크게 누릴 수 있다. 그래도 몸집 작은 식물이 주는 커다란 가습효과를 믿을 수 없다면 좀 더 과학적인 수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방 면적의 2~5%를 식물이 차지할 때 실내 습도를 5~10% 높일 수 있고, 면적의 10%를 채우면 최고 30% 정도 높일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사람에게 적정한 실내 습도가 40~60%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화분 몇개를 들여놓는 것 만으로도 가습기 이상의 효과를 너끈히 볼 수 있는 것이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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