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풍문', 갑질 미화 오해 불식시킨 고아성의 큰 그림

2015. 4. 2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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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표재민 기자] '풍문으로 들었소'가 인간의 솔직한 내면을 풍자하느라 '갑질을 미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의 오해를 스스로 풀었다. 철저한 을이었다가 갑으로 성장하고 있는 고아성의 진짜 목표가 그려진 것. 상류층이 많은 이들에게 존경을 받을 수 있게 자신의 가족이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수 있도록 힘을 키우겠다는 고아성의 다짐은 현실이 될까.

지난 20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17회는 서봄(고아성 분)이 법률법인 한송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수행 비서 민주영(장소연 분)으로부터 한송이 재력과 권력을 움켜쥐기 위해 법의 테두리망을 요리조리 활용해 결과적으로 선한 이들에게 피해를 끼친 이력을 알게 됐다. 정호는 돈과 명예를 삼키느라 선량한 이들을 짓밟는데 주저함이 없는 우리가 뉴스에서 늘 보던 '슈퍼갑'의 대명사다.

그동안 봄이는 한정호(유준상 분)에게 인정받기 위해 이를 악물고 공부를 하고, 정호의 권력을 이용해 언니 서누리(공승연 분)를 위기에서 탈출하게 했다. 또한 자신보다 나이 많은 비서들을 영특하게 제압하며 '을의 반란'을 보여줬다. 이 같은 반란은 봄이 역시 상류사회에 물들어가며 결국 돈이면 자신이 가진 가치관도 흔들리는 속물근성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었던 것이 사실. 반란이 통쾌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찝찝한 구석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허나 이 드라마의 제작진은 그렇게 단편적으로 인물을 다루지 않았다. 이 드라마가 단순히 보는 이들의 막힌 속을 뚫어주는 배설의 즐거움만 있는 게 아니라 그 속에서 희망을 설파하는 풍자의 진정한 묘미를 다하고 있는 셈이다.

상류사회 일원으로 성장하면서도 자신의 올곧은 의식은 지켜나가는 봄이의 진짜 성장을 담고 있는 것. 제작진은 봄이가 특권층에 올라서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싶어하는 인물로 끌어당기고 있다. 17회에서 봄이는 남편 한인상(이준 분)과 주영을 만나 시아버지인 정호가 눈감았던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자신의 방법으로 뒤집으려는 마음을 표출했다.

현실을 보여줘서 감사하다며, 진짜 힘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봄이의 당찬 포부. 이는 정호와 한송의 치부를 언제든지 파헤칠 용기를 가지고 있으며, 그렇다고 섣부르게 덤비는 것이 아니라 치밀한 전략을 꾀하겠다는 각오가 담겨 있었다. 외유내강의 전형인 봄이의 이 같은 요동은 "호랑이 등에 잠깐 올라탔다. 언제 떨어질지 먹힐지 모른다. 호랑이를 내 뜻대로 움직여야 진짜 힘이다"는 이야기를 통해 명확히 표현됐다. 무책임한 전복이 아니라 선량한 이들을 위한 칼을 열심히 갈고 있는 봄이는 이 드라마의 한줄기 희망 같은 존재다.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느라 가끔은 기운이 쭉 빠지는 블랙 코미디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판타지 요소가 있다면 봄이가 그런 장치인 것. 봄이가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수 있는 진짜 어른이자 진짜 사회지도층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매순간 풍자로 웃음을 터뜨리는 '풍문으로 들었소'의 진짜 종착역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jmpyo@osen.co.kr

<사진> '풍문으로 들었소'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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