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탄 이승우, 국대 과속스캔들 낼까

김흥순 2015. 4. 2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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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보다 기량 뛰어나 FC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서 형들과 경쟁9월 이전에 성인 대표팀 뽑히면 역대 최연소 기록 경신

[파주=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한국 축구의 희망 이승우(17)는 '월반(越班)의 아이콘'이다. 기량이 뛰어난 선수가 모인 FC바르셀로나(스페인) 유소년 팀에서 또래보다 한두 살 위 선수들과 경쟁한다. 열세 살이던 2011년 바르셀로나 인판틸A(13~14세)에서 출발해 2년 만에 세 단계 도약했고, 일취월장한 실력으로 일찌감치 성인 2군 팀과 훈련을 시작했다. 열일곱에 프리메라리가 최연소로 1군 경기에 출전한 팀의 간판스타 리오넬 메시(28)를 롤 모델 삼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표팀에서도 그의 잠재력을 인정했다. 이승우는 오는 29일 개막하는 수원 JS컵 국제청소년축구대회에 출전할 18세 이하(U-18) 대표팀에 뽑혀 한 살 위 형들과 기량을 겨룬다. 파주NFC(국가대표 훈련장)에서 20일 시작한 훈련. 금빛으로 머리카락을 물들이고 등장한 이승우는 눈에 띄는 외모만큼 몸놀림에도 자신감이 넘쳤다. 포부도 당당했다. "늘 꿈을 가지고 성장한다면 메시와 같은 선수가 될 수 있다. 득점은 자신 있다. 장점을 살려 최연소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61·독일)의 레이더에도 이승우가 빠질 리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JS컵이 열리는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할 예정이다. 주요 관심사는 이승우일 가능성이 크다. 이승우가 최연소 성인 국가대표가 되려면 전 올림픽대표로 1983년 11월 1일 LA올림픽 아시아 1차 예선에서 수비수 김판근(49)이 세운 만 17세 241일을 앞당겨야 한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전까지는 올림픽대표팀의 경기 기록을 국가대표 출전경력으로 인정했다. 이승우는 현재 만 17세 106일로 오는 9월 이전에 국가대표 경기에 출전하면 새 기록을 작성한다.

녹록지 않은 도전이다. 이승우의 기량이 성인 무대에서도 통할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외룡 대한축구협회 기술 부위원장(56)은 "공격 진영에서 늘 상대편 골대를 겨냥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돋보인다. 간결한 드리블과 균형 감각, 슈팅 능력을 두루 갖췄다. 남다른 승부근성과 천재성을 지닌 선수"라고 칭찬했다. 이승우는 형들과 어울린 훈련에서도 주눅 들지 않았다. 패스를 받기 위해 연신 손을 흔들거나 플레이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인상을 찌푸리고 유니폼 상의를 추켜올리며 분을 삭였다. 실전 이상의 집중력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다. 벌칙구역 부근에서 공을 잡으면 번개 같은 드리블과 패스로 수비수 두세 명을 따돌려 지켜보는 축구 관계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승우는 지난해 9월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챔피언십에서 다섯 골을 넣어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에 올랐다. 이후 7개월동안 공식 경기에 나가지 못했다. 바르셀로나가 18세 미만 선수의 해외 이적을 금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 19조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2013년 3월부터 올해 말까지 소속팀 경기에 출전할 수 없도록 하는 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U-18 대표팀 발탁은 오는 10월 칠레에서 열릴 U-17 월드컵을 앞두고 그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이다. 안익수 U-18 대표팀 감독(50)의 배려로 대표 선수 스무 명에 이름을 올리고 경기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승우의 기량을 인정하면서도 긴 호흡으로 한국 축구의 대들보로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안 감독은 "혼자 빨리 가기보다 대표팀 구성원과 함께 멀리 가고자 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고 했다. 장 부위원장도 "보기 드문 재능이 일찍 사그라지지 않도록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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