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大戰]⑤ 유통업체 매출 후퇴, 면세점은 中관광객 덕분에 급성장

김참 기자 2015. 4. 2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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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업들이 서울시내 면세점 면허 획득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뭘까. 최근 내수 침체로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부분의 유통 채널이 역 신장을 겪고 있다. 그러나 중국인 관광객 힘을 등에 업은 면세점이 불황 돌파구이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상태다.

◆ 황금알을 낳는 면세점 산업

정부는 오는 6월 서울시내 3곳과 제주 1곳에 시내면세점을 추가로 허용할 방침이다. 유통기업들은 면세점 사업의 성장성에 기대가 크다. 면세점산업은 2007년부터 매년 20%대 고성장을 거듭해 2012년에는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2012년 28만8000명 수준이던 면세점 방문객은 2014년 34만3000명으로 급증했다. 매출 규모도 8조3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85% 성장했다.

면세점 사업이 최근 수년간 급성장한 이유는 한류 열풍으로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의 힘이 크다. 2011년 187만명 수준이던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612만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대한민국을 찾은 관광객 총 1400만명 중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율은 43%다.

면세점 매장 구성도 최근에는 중국인 관광객 취향으로 바뀌고 있다.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에서는 최근 아르마니, 폴스미스 등 명품 의류 매장이 자리를 비웠고, 대신 LG생활건강의 후와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 설화수 매장이 두곳씩 자리 잡기도 했다.

이는 화장품 매출 중 면세점 비중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 LG생활건강의 경우 2013년 화장품 매출 중 면세점 비중이 6%에서 지난해 15.3%로 늘었다. 아모레퍼시픽도 같은 기간 13.2%에서 20.6% 급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은 국내 면세점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미 중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화장품이나 가방, 교육용품 등으로 매장을 교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백화점 매출 감소도 영향

백화점 매출 감소도 유통기업들이 면세점 사업에 집착하는 이유로 꼽힌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매출은 28조996억원, 영업이익은 1조485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4%, 20% 줄었다. 롯데쇼핑의 매출 감소는 상장 이후 처음이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백화점의 매출은 3분기 누적 기준 1.2% 증가한 1조120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0.6% 감소한 2419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는 매출 1조5020억원, 영업이익 190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7%, 6.5%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면세점 대전의 진짜 싸움은 시내면세점이라고 말한다. 기업들이 시내 면세점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공항 내 면세점보다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경우 입점 시 브랜드 이미지와 해외진출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상징성은 크지만, 수익성은 좋지 못하다. 지난해 인천공항에 입점한 롯데·신라·한국 관광공사 등은 인천공항공사에 임차료만 총 매출의 약 30%인 6150억원을 지불했고 그 중 롯데와 신라는 매년 200억원 내외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면세점 매출 8조3000억원 중 시내 면세점 매출액은 총 5조3893억원으로 6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업체들은 임대료 부담이 낮고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의 활용도가 높은 시내 면세점 사업에 쏠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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