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석의 축구話] 오심이라는 말은 신중히 써야..슈퍼매치 판정논란

윤태석 2015. 4. 2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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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윤태석] 지금은 은퇴한 국가대표 출신 왼쪽 수비수 P는 심판들 사이에서 '동동이'라 불렸다. 반칙을 선언하면 무조건 "아니다"며 발을 동동거린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사람의 심리가 P와 크게 다르지 않다. 주심이 휘슬을 불면 양 팀 선수, 감독, 팬들이 일제히 두 팔 벌리고 일어난다. 반칙을 한 쪽은 "억울하다"고 하소연하고, 당한 쪽은 "더 강한 징계(옐로 혹은 레드카드)를 주라"고 항의한다.

판정 시비를 가릴 때는 이런 분위기에 휩싸이지 말고 냉철하게 객관적인 팩트를 체크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기본이 되는 것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간하고 대한축구협회가 번역해 매년 펴내는 '경기규칙(LAWS OF THE GAME)'이다.

지난 18일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에서 두 개의 판정이 논란이 됐다.

전반 추가시간 서울 고명진(27)이 수원 조성진(25)의 볼을 빼앗아 돌파를 시도했다. 조성진은 뒤에서 고명진을 잡고 늘어졌다. 주심이 조성진에게 경고를 주자 서울 선수들은 우르르 몰려들어 "명백한 득점 기회를 저지했는데 왜 퇴장을 안 주느냐"며 펄쩍펄쩍 뛰었다.

규칙서에는 '선수가 상대 선수를 붙잡아 명백한 득점 기회를 저지한다면 퇴장되어야 한다. 퇴장시킬지 여부를 결정할 때는 ▶위반과 골 사이의 거리 ▶볼의 통제를 유지할 또는 획득할 가능성 ▶플레이의 방향 ▶수비수의 위치와 숫자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돼 있다. 대한축구협회 강치돈 심판 전임강사는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명백한 득점 기회 저지라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반칙에서 핵심 쟁점은 거리다. 고명진이 반칙을 당했을 때 골문과 거리는 30m 이상이다. 짧지 않다.

강 강사도 "거리가 저 정도면 경고가 맞는 것 같다"고 했다. 프로축구연맹 동영상 분석위원회에서도 "거리가 멀어 명백한 득점 기회 저지라 볼 수 없다"는 의견이 좀 더 우세했다고 한다.

후반 40분 서울 김진규(30)가 수원 염기훈(32)에게 거친 태클을 했다. 염기훈은 나뒹굴었고 주심은 옐로 카드만 꺼냈다. 수원 서정원 감독은 "바로 퇴장 아니냐"고 강하게 불만을 나타냈다. 규칙서는 반칙을 '조심성 없이(Careless)' '무모하게(Reckless)' '과도한 힘을 사용하여(Using excessive)' 3가지로 구분한다. 무모한 반칙은 경고, 과도한 힘을 사용한 반칙은 퇴장이다. 태클에 대해서는 '전방, 측면, 또한 후방에서 볼을 향해 도전할 때 과도한 힘으로 상대 선수 안전을 위협하면서 한쪽 또는 양쪽 다리를 사용해 다리를 쭉 뻗는 경우'라고 더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강 강사는 "김진규가 마지막 순간 발을 빼려고 한 건지 모르지만 신체에 닿을 때 스터드 힘이 약해졌다"며 "미니멈 경고, 맥시멈 퇴장 정도라 본다"고 밝혔다. 쉽게 설명하면 '1~5'를 무모한 반칙(경고성), '6~10'을 과도한 힘을 사용한 반칙(퇴장성)이라 본다면 김진규 태클은 5와 6 언저리에 있다는 뜻이다. 연맹 분석위는 "느린 화면상 염기훈과 큰 접촉도 없었고 태클이 들어갈 때 발을 높게 들었지만 나중에 내렸다. 경고가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오심 여부를 판정할 때는 이처럼 앞뒤 맥락을 자세히 따져봐야 한다. 무작정 "확실한 퇴장성 반칙인데 경고를 줬다"고 몰아가는 것은 곤란하다. 오심이 아닌데 오심이라 낙인 찍어 버리면 나중에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축구話'는 앞으로 판정 시비가 불거지면 규칙서와 전문가 의견에 근거해 정확하게 오심 여부를 가려볼 계획이다.

윤태석 기자 yoon.taeseok@joins.com

사진=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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