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왜 하필 이 시점에.. 대구 찾아 4대강 행보

배유미 이동현 입력 2015. 4. 20. 19:53 수정 2015. 4. 20.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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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강정고령보 방문

"사업 현장 둘러보는 것" 해명 불구, "성완종 사태로 여론 흔들리는데…"

친박계선 곱지 않은 시선, 일각선 '정치적 시위' 해석도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일 퇴임 후 처음으로 대구를 찾은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이명박 정부 자원외교 비리를 수사하다 불거진 '성완종 리스트'로 인해 박근혜 정부가 사면초가에 몰린 시점에 그가 공개적으로 움직인 정치적 의도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이 이날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과도 같은 대구를 찾아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꼽는 4대강 사업 현장을 둘러본 것은 박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시위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1박 2일 대구행 첫 일정으로 달성군 낙동강 강정고령보를 찾았다. 강정고령보는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 중 최대 규모로, 길이만 1㎞가까이 된다. 이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미묘한 시점에 다른 곳도 아니고 4대강 사업의 상징과도 같은 장소를 찾자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과시하려 했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 시기에 4대강이 있는 대구를 방문한 특별한 의미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게 될 줄 몰랐다"고만 답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빨리 모든 것이 정리돼 나라가 안정되고 국민들이 평안했으면 한다. 경제도 편안해졌으면 한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정치적 의미를 축소하고 나섰다. 이 전 대통령을 수행한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두 달 전 대구상공회의소 회장단으로부터 초청을 받았다. 퇴임 후 4대강 사업 현장을 차례로 둘러보고 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또 "(대구와 4대강 현장 방문이) 미묘한 시기라는데, 그렇게 따지면 전직 대통령이 움직일 수 있는 시기가 없다"고 반박했다. 자원외교 등에 대한 질문에는 "4대강 사업은 이미 검찰조사가 끝났다. 대형 국책사업은 언제나 지지와 반대가 뒤따른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에서는 친박계를 중심으로 이 전 대통령의 대구행에 눈총이 쏟아졌다. 친박계 한 관계자는 "그간 친이계를 중심으로 자원외교 비리 수사가 이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라는 불만을 쏟아내지 않았냐"며 "성완종 사태로 박 대통령이 흔들리는 시기에 대구를 찾은 것은 여러 오해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여권에서는 이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정부의 관계가 지난해 말부터 조금씩 틀어져왔다는 해석이 많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이 퇴임한 지 2년도 채 안된 지난 1월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내놓으며 현 정부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이완구 국무총리가 지난 3월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자원외교 의혹을 정조준 하는 등 양측은 불편한 사이였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대구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만찬간담회에서 국내ㆍ외 경제 현안에 대해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에는 권영진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류우익 전 통일부장관과 대통령 정무특보인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21일에는 지역 인사들과 골프 회동도 할 예정이다.

대구=배유미기자 yum@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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