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는 울산, 아직 더 보완해야할 '반쪽 철퇴'

김정희 2015. 4. 2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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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인천)

K리그 클래식 초반 최고 돌풍 팀으로 여겨졌던 울산 현대가 주춤하고 있다. 초반 네 경기서 3승 1무를 거두며 선두로 치고 나갔던 울산은 최근 세 경기서 내리 비기며 3위까지 순위가 처졌다. 윤정환 울산 감독이 추구하는 '새로운 철퇴 축구'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울산은 지난 19일 오후 2시 인천 축구전용구장서 시작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7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서 1-1로 무승부를 거뒀다. 울산은 전반 18분 코너킥 혼전 상황서 터진 김태환의 골로 리드를 잡았으나, 후반 41분 인천 박세직에게 프리킥 골을 허용해 비겼다.

벌써 세 경기째 똑같은 패턴으로 무승부에 그친 울산이다. 5라운드 대전 시티즌전, 6라운드 수원 삼성전서도 울산은 전반 선제골을 기록한 후 후반 동점골을 허용해 승리를 놓쳤다.

울산은 세 경기 모두 전반선 원하는 축구를 어느 정도 펼쳐 보였다. 수비를 단단히 한 후 빠르게 측면으로 볼을 전개시키고, 김태환·따르따·안현범 등 발빠른 윙어들이 측면을 파고들어 크로스를 올린 후 중앙의 타깃 스트라이커 양동현 혹은 김신욱이 마무리 짓는다. 심플하지만 강력한 공격 패턴이다. 더해 현재 울산의 공격력을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루트기도 하다. 이날 인천전 역시 골 장면을 되짚어 보면 김태환이 오른쪽 측면을 빠르게 돌파해 균열을 만든 장면부터 인천 수비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강력한 철퇴로 상대에게 일격을 먼저 가해 기선을 제압하는 울산이다.

'무기' 철퇴로 전반 상대에 일격을 가한 후 후반엔 다른 의미의 철퇴를 쓴다. '후퇴'를 의미하는 철퇴(撤退)다. 울산은 수비 라인을 내리고 웅크려 상대의 공격을 방어한다. 인천전서도 울산은 후반 양동현·김태환·제파로프 등 공격 자원까지 수비에 가담시키며 선제골을 지키는 작전을 썼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진정한 의미의 철퇴 축구는 '무기' 철퇴와 '후퇴' 철퇴가 자유자재로 전환되어야 한다. 즉, 물러서 있다가도 순식간에 공격으로 전환해 언제든 상대를 후려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세 경기서 울산은 단지 물러서기만 하는 모습이었다. 전반 상대에 강력한 일격을 가했던 철퇴는 사라지고 후퇴하는 모습만 남았다. 그러면 기세가 오른 상대는 일격을 만회하기 위해 더욱 독이 올라 공세를 펼치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문제를 더 꼽을 수 있다. 이도 저도 아닌 미진한 후퇴다. 울산이 완벽하게 웅크려 상대의 공격을 방어했다면, 무기 철퇴로 전환이 이루어지지 못한 데 대해 굳이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울산은 후반 수비 조직력과 집중력에서 문제를 드러내 세 경기나 연속으로 실점하며 앞서가던 경기서 승점을 1점밖에 얻지 못했다.

이날 인천전을 마치고 기자회견에 임한 윤 감독은 두 번째 문제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윤 감독은 막판 집중력 문제에 대해 거론했다.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열심히 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막판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문제는 분명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울산의 철퇴는 강력하다. 대전·수원·인천전 전반에 보인 모습을 90분 동안 보인다면 당해 낼 팀이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다. 전환이 자유롭지 못하고, 후방이 약하다. '반쪽 철퇴'다. 울산이 앞으로 나머지 반쪽을 어떻게 완성시켜 나갈까? 이 철퇴의 완성도에 울산의 시즌 향방이 달려 있다.

글=김정희 기자(kimjh07@soccerbest11.co.kr)사진=김재호 기자(jhphoto11@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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