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석촌호수 지하수 유출, 9호선 연장 공사 탓"

손효숙 정준호 2015. 4. 1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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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지하수 흐름 분석 용역 결과

"토목공사 영향 물길 반대로 흘러"

서울시는 "이유 단정 짓기 어려워"

서울 석촌동의 '석촌호수 수위'가 낮아지는 것은 인근 지하철 9호선의 연장 공사가 원인이라는 롯데 측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잠실 지역의 잦은 지반 침하 원인으로 지목된 석촌호수의 지하수 유출을 놓고 제2롯데월드 건설사인 롯데건설이 서울시에 책임을 돌린 것이다.

롯데건설은 19일 대한하천학회에 의뢰해 석촌호수 주변 8개 지하수 흐름을 분석한 결과 "지하수가 지대가 높은 경기 성남에서 석촌호수 방향이 아닌 반대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이런 결과는 석촌호수 남쪽에서 진행되고 있는 9호선 연장 토목공사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송파구 측도 지난달 23일 지역 내 주요시설물의 안전 관련 행정사무조사에 출석한 롯데건설의 한 임원으로부터 해당 내용을 구두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의회 관계자는 "가령 석촌호수 주변 수위가 지하 7m면 지하철 9호선 공사장 인근은 지하 8m로 떨어지는 현상이 발견됐다"며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강수량이 줄고 자체 증발한 양에 더해 지하철 9호선 공사장으로 지하수가 흘러 나간 것이 호수 수위를 낮춘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촌호수 수위 저하는 최근 잠실 지역에서 빈발하는 지반 침하의 주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호수 주변에 생긴 균열로 인해 계속 지하수가 빠져 나가면서 땅 밑의 토사층을 무르게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인공호수인 석촌호수의 수위 유지를 위해 지난해 투입된 한강물은 2013년에 비해 30% 증가했지만, 호수 수위는 계속 낮아지고 있다. 서울시립대 산학협력단이 송파구청 의뢰로 진행한 '석촌호수 수질ㆍ수위개선 및 명소화' 용역 중간보고서를 보면 2011년 이후 석촌호수에서 하루에 유출된 물의 양은 예년보다 1,000톤가량 늘어난 3,000톤으로 나타났다.

그동안은 공교롭게도 수위 저하 현상이 제2롯데월드 건설 시점과 맞물리면서 건물 신축으로 인한 지하수 유출이 의심을 받아왔다. 이에 롯데 측은 지난해 7월부터 3건의 안전점검 용역을 실시했고 이번 조사는 그 중 하나다.

서울시는 책임을 시에 떠넘긴 롯데 측의 용역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물관리정책과 관계자는 "롯데 측으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은 게 없어 수위 저하의 이유를 단정짓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결과가 나와도 시의 검증을 거친 후 최종 입장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도 자체적으로 지난해 7월 관련 용역을 발주했으며 이르면 내달 중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정준호기자 junho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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