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사태, 이번주 중대 고비..韓경제 영향 우려

2015. 4. 19.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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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세계 금융시장의 시선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커지는 그리스로 쏠리고 있다.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과 관련해 유로존과 그리스와의 협상 시점이 24일로 다가오면서 협상 전망과 향후 여파를 분석하는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 모두 '벼랑 끝 전술'을 쓰고 있는 상황이어서 순조로운 협상 타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협상이 부결된다면 관심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여부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스페인, 이탈리아 등 주변 국가의 경제 체력이 나쁘지 않아 그리스 위기가 다른 유럽국가들로 전이될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그리스 사태는 글로벌 경제에 큰 타격을 주면서 한국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다.

◇ 구제금융 협상 임박, 그리스-유로존 '치킨게임'

그리스 위기의 고비는 24일 예정된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유로그룹) 회의 및 유로존과의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 협상이다.

그리스는 당장 4월 말에 공공 연금 및 공공서비스 임금 지급을 위해 24억유로(2조8천억원)가 필요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갚아야 하는 돈은 5월(9억7천만유로·1조1천억원)과 6월(16억유로·1조8천억원) 합쳐 26억유로(3조410억원)에 육박한다.

현재 양측이 각자의 입장을 굽히지 않는 상황이어서 협상 전망은 밝지 않다.

특히 채권단이 강하게 요구하는 노동시장 유연화와 연금 개혁에 그리스는 노동시장 보호, 기초 연금 확대로 맞서고 있다.

올해 초 그리스가 제출한 개혁안에 유로그룹 회의의 평가가 미온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리스가 지원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최근 발언도 우려를 키웠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 30년간 IMF 이사회가 채무 상환 유예를 승인한 적이 없다"며 그리스가 예정된 시간표대로 채무를 갚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채권단의 압박 속에서도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구제금융 분할금 지급 협상을 낙관하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는 채권단과 노동 부문과 연금, 부가가치세율 인상, 민영화 등 4개 부문에 이견이 있다면서도 "유럽은 의견충돌을 통해 결합하고 전진해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단호하게 낙관한다"고 말했다.

◇ 협상 난항 시 그렉시트 현실화할까

협상에서는 그리스가 제출한 개혁안을 토대로 구제금융 분할금 72억 유로(8조4천억원)를 수혈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양측의 견해차가 커 협상이 불발로 끝나면 그리스는 당장 5∼6월에 상환해야 하는 채무(25억7천만유로·3조원)를 갚지 못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그렉시트 우려가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의 취약한 고리였던 그리스가 떨어져 나가면 유로존 시스템 약화 등으로 변동성은 커질 전망이다.

다만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을 점치는 분석은 현재로서는 많지 않다.

일단 그리스와 유로존 양측 모두 그렉시트를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다.

최대 채권국인 독일의 언론들은 독일 정부가 디폴트 상황에도 그리스를 유로존에 남기는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진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리스에서 디폴트가 발생하지만 유로존에는 잔류할 것이라는 게 현재 가능성이 가장 큰 시나리오"라며 "그리스 내부에서 유로존 탈퇴에 부정적인 시각이 강하고 디폴트 이후 부채 문제의 심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다"고 설명했다.

◇ 위기 전염 가능성 낮아…"2012년 위기와는 달라"

그리스가 자발적으로 유로존을 탈퇴할 우려는 줄어들었지만 채무 상환에 실패해 어쩔 수 없이 유로존을 나가는 그렉시던트(Grexident) 가능성은 여전한 상태다.

독일 등 유로존을 이끄는 주요국가들은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빠질 때의 폭발력을 우려하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은 이미 '그리스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과 유럽 증시는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커지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금값은 상승했고 그리스 사태에 따른 유럽 경기 둔화 우려에 국제유가는 떨어졌다.

협상이 어긋나면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들도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그리스 악재가 무시할 수 없는 변수이지만 최악의 국면으로 가도 2012년 남유럽 재정 위기의 재현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유럽 은행들의 대(對) 그리스 익스포져(위험노출액)는 342억달러(36조9천억원)로 2010년 말(1천284억달러·138조7천억원)의 26%에 불과한 수준이다.

2012년 위기 당시에는 다국적 보험기관과 은행권 등 다수 채권자가 있었지만 그리스의 경우 채무의 80% 상당을 IMF·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 등 '트로이카'가 가졌다는 것도 다른 점이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그렉시트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지만 2012년과 같이 유로존 전역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작다"며 "과거와 비교해 채권단이 간소화됐고 최근 통계를 보면 유로존 분열을 점치는 확률도 점점 낮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이탈리아의 정책 당국자들과 분석가들 역시 그렉시트가 일종의 '경고성 충격'을 가하지만 충격을 버텨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금리 급등세를 보이는 그리스와는 달리 스페인,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들의 금리는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았다.

그러나 그리스 사태가 국제금융시장 불안→한국시장서 자금이탈→한국 주식·채권시장 불안→경제전반에 불안 확산 등의 경로로 한국에 타격을 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이에 따라 한국 당국은 그리스사태를 예의 주시하면서 유사시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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