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빠진 독' 세금 빨아들이는 남한강 준설토..매년 수십억 줄줄

홍신영 기자 2015. 4. 18.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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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4대강 사업을 하면서 퍼낸 준설토 때문에 경기도 여주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준설토를 팔아 1천억원 이상의 수익을 예상했는데, 매년 수 십억원의 세금만 낭비되고 있습니다.

홍신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여주시 남한강 인근입니다.

거대한 흙더미 위를 오르자, 벌거숭이 모래산이 병풍처럼 펼쳐집니다.

산처럼 보이지만 강 모래 더미입니다. 조금만 힘을 줘도 무너져 내립니다.

4대강 사업을 하면서 퍼낸 준설토를 쌓아 놓은 곳입니다.

[이항진/여주시의회 의원]

"(준설토가) 농경지를 덮치고 있어서 농경지 전체가 침수되고 모래로 뒤덮힌 곳도 많습니다."

준설토를 쌓아둔 적치장은 모두 16곳.

서울 남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25톤 트럭 150만대 분량의 흙이 쌓여 있습니다.

준설토를 팔아서 생길 순수익은 1천억원 이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5년간 판매금액은 360억원, 그나마 운영비용을 뺀 실제 수익은 17억원에 불과합니다.

건설경기가 얼어붙어 전망은 더 어둡습니다.

적치된 골재를 처리하는 선별장 기계는 멈췄습니다. 선별이 끝난 골재는 팔리지 않아 이렇게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다른 부작용도 나타났습니다.

인근의 한 양어장에서 물고기 15만마리가 집단 폐사한 것입니다.

준설토를 퍼낸 뒤,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면서 물이 부족해졌기 때문입니다.

[이종덕/양어장 업주]

"물이 없어서 죽은거지, 물을 순환을 못 시켜서..(지하수) 수위가 다 떨어져 버리니까.."

지하수가 메마르면서 농민들은 벌써부터 가뭄이 걱정입니다.

정작 문제는 매년 수 십억원의 관리비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농경지였던 땅을 빌려 준설토를 쌓아뒀는데, 임대료와 운영비로만 연간 70억원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정진철/여주시청 골재팀장]

"판매가 조기에 추진되면 좋은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금같은 추세라면 준설토를 다 파는 데 2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관리비로만 앞으로도 1천억원 이상의 세금이 더 들어가야 한다는 얘깁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홍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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