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승 없는 한화, 이닝 이터가 필요하다

스포츠한국미디어 박대웅 기자 2015. 4. 1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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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미디어 대전=박대웅 기자] "7회까지는 던져줘야 연승을 노릴 수 있다."

올시즌 한화의 성적은 7승8패. 5할 승률에 근접한 모습으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확실히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화는 단 한 차례도 연승을 기록한 적이 없다. 2연패도 한 차례 밖에 없었다는 점이 고무적이지만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연승이 필요하다. 선발진이 좀 더 이닝을 알차게 먹어주는 것이 핵심 열쇠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1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전을 앞두고 올시즌 연승을 단 한 번도 기록하지 못한 원인에 대해 짚었다.

김 감독은 "선발 투수가 7회까지는 던져줘야 불펜투수를 아낄 수 있다"고 운을 뗀 뒤 "우리는 주로 5~6회까지밖에 가지 못하기 때문에 불펜을 이틀 연속 투입하게 되면 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김 감독의 말대로 한화 선발진이 7회 이상을 책임진 경우는 단 한 차례밖에 없다. 유먼이 지난 8일 LG를 7이닝 1실점으로 틀어막은 것. 유먼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이날 타선이 극심한 침묵을 지키면서 결국 경기를 2-3으로 아쉽게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유먼이 오랜 이닝을 책임져준 덕분에 권혁-안영명-허유강-박정진이 평균 10개 내외의 공만을 던지면서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고, 결국 다음날 LG전에서 유창식이 3.2이닝 만에 무너지고도 불펜의 힘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9일 경기에서는 김민우(1.1이닝 투구수 22개)-안영명(2.1이닝 투구수 34개)-박정진(0.2이닝 투구수 7개)-윤규진(1이닝 투구수 32개)이 도합 95개의 많은 공을 던졌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선발 유창식이 버텨주지 못했기 때문에 다음날 악순환이 되풀이 될 수밖에 없었다. 10일 롯데전에서 한화는 10실점을 기록하는 부진 속에 다시 한 번 연승을 이어가는데 실패했다. 선발 배영수가 4.2이닝 7실점으로 무너진 것이 가장 뼈아팠지만 전날 불펜진 소모가 심했기 때문에 조기에 배영수를 마운드에서 내릴 수 있는 여건 자체도 뒷받침되지 못했다.

문제는 한화가 올시즌 접전 경기가 유독 많기 때문에 소위 필승조를 가동해야 하는 상황도 그만큼 늘어난다는 점. 김 감독 말대로 선발진이 좀 더 오래 버텨주는 것이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김성근 감독은 "베스트는 선발투수가 완투를 하는 것이다. 그럼 편하지 않겠나"라며 껄껄 웃은 뒤 "지금은 그런 야구를 할 수가 없다. 살림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다. 내게 1만원이 있다면 1만원의 살림을 차려야 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자원이 다소 부족하지만 현재 보유한 자원들이 좀 더 좋은 활약을 펼쳐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그 속에 담겨있었다.

한화는 17일 경기에서 선발 안영명이 다시 한 번 승리를 따내며 제 몫을 다해냈다. 5이닝 동안 단 2피안타 밖에 내주지 않은 가운데 2실점(1자책점)으로 NC 타선을 틀어막은 것.

그러나 몸에 맞는 볼 4개를 포함해 4사구 6개를 기록하며 제구가 흔들렸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결국 투구수가 일찌감치 불어날 수밖에 없었고, 이닝 이터의 역할까지는 다해주지 못했다. 박정진(1이닝 투구수 16개)과 권혁(3이닝 투구수 45개)이 남은 4이닝을 책임져야만 했다.

사실 김성근 감독이 언급한대로 선발진이 7이닝 이상을 소화하더라도 다음날 승리 확률이 올라간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해 한화 선발진은 총 12경기에서 선발투수가 7이닝 이상을 소화(이태양 7회, 유창식 2회, 앨버스 1회, 타투스코 1회, 송창현 1회)했고, 당일 승률은 8할3푼3리(10승2패)로 매우 높았지만 다음날까지 승리가 이어진 것은 단 3차례 뿐이었다.

하지만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던 당시와 투수력이 보강된 올해는 분명 상황이 다르다. 연승을 떠나 당일 경기의 승리 확률이 높았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이닝 이터의 등장이 반드시 필요한 한화다.

한화는 18일 탈보트가 마운드에 선다. 그는 올시즌 4경기 도합 16이닝 밖에 책임지지 못했고, 2012시즌 삼성에서 활약할 때에도 25경기에서 138.1이닝,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4회로 이닝 이터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편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설상가상 올시즌 가장 먼저 5경기 째를 소화하는 선발투수일 정도로 등판 간격도 짧은 편이었다. 많은 이닝 소화보다 많은 경기 출전에 보다 초점이 맞춰진 투수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부분은 올시즌 처음으로 6일 간격 등판이 이뤄진다는 점, 지난 12일 롯데전에서 1회도 채우지 못하고 무너지며 오히려 체력을 비축(롯데전 투구수 46개)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올시즌 가장 힘이 넘치는 투구 내용과 함께 오랜 이닝을 책임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가 한화의 시즌 첫 연승을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한국미디어 박대웅 기자 yuksamo@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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