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 꽃다지 튀김과 바지락살 볶음

구성 이세정 사진 변종석 입력 2015. 4. 17. 17:25 수정 2015. 4. 1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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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칼럼

'꾸욱꾸꾸꾸' 멧비둘기 소리가 구성진 날이면 밀싹은 좀 더 파릇해지고 쪽파와 대파도 탱탱하게 살이 오릅니다. 이에 질세라 달래, 냉이, 지칭개, 꽃다지들이 발돋움하는 들로 나서면 잘 차린 나물밥상을 보는 듯합니다. 꽃다지는 이름은 생소해도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주 낯익은 풀입니다. 화창한 봄날, 들이나 밭가에 키 작은 노란 꽃이 무리지어 피어 있다면 필시 꽃다지일 겁니다. 그만큼 흔한 풀인데도 산골에서 맞이한 첫 봄에는 희뿌연 흙길이 샛노랗게 뒤덮인 후에야 알아보았습니다. 발에 밟히던 자생초는 어여쁜 꽃으로 변하더니 이듬해부터는 제일 먼저 거두는 나물이 되어 봄을 기다리게 만듭니다. 너무 작고 수수해서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야생초꽃다지엔 여느 봄나물 못지않은 감칠맛이 숨어 있습니다.

꽃다지는 이름이 정겨워 기억에 오래 남고, 다닥다닥 모여 자라는 모습이 당차 한 번씩 더 들여다보게 됩니다. 아래에서 위를 향해 차례로 꽃이 피고 씨를 맺는 모양에서 꽃다지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크기가 작아 코딱지나물이라고도 부릅니다. 넉 장의 꽃잎이 모여 좁쌀만 하니 그런 이름이 지어질만도 합니다. 꽃다지는 초가을에 싹이 터서 뿌리가 살아있는 채로 겨울을 나고 이듬해 봄에 본격적인 성장을 해 꽃을 피웁니다. 두해살이풀로 자생력과 번식력이 뛰어나 무수히 밟히면서도 꿋꿋하게 살아남습니다.

뿌리에서 돋은 잎은 주걱 꼴로 둥그렇게 모여 방석을 깔아놓은 듯 땅을 덮다가, 줄기가 자라면 잎은 길쭉한 타원형으로 어긋나게 달리며 한 뼘 정도 높이를 이룹니다. 추위를 견디며 월동한 잎은 검붉은빛에 가깝고, 양지바른 곳에서 자란 잎은 밝은 녹색을 띱니다. 개화 시기는 일조량과 토질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 5월 초순이면 산방 주변은 노란 꽃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릅니다. 씨앗은 이뇨•천식•기침•변비 등에 효능이 있고, 꽃이 피기 전의 어린잎은 나물로 먹습니다. 어린 뿌리잎에서도 곧잘 꽃이 핍니다. 줄기가 길게 자라면 질겨서 먹을 수 없지만 뿌리잎은 꽃이 피었거나 검붉은 색깔이거나 다 먹을 수 있고, 노란 꽃은 찹쌀 지짐이에 올려 화전을 만들기도 합니다.

나물거리는 3월 초순 경칩을 지나 해동이 되면 거두기 시작합니다. 뿌리째 캐어 다듬어도 되지만 가위로 밑동을 낮게 자르면 남겨진 뿌리는 흙에 거름이 되고, 다듬는 수고를 덜 수 있습니다. 뿌리째 먹는 달래나 냉이에 비해 다루기는 좋아도 바닥에 낮게 깔린 잎이라 잎 틈새에 흙과 마른 풀이 적잖이 묻어옵니다. 누렇게 뜬 잎을 떼어내 살짝 다듬고 바구니에 담으면 갈무리하기가 한결 수월합니다. 연한 잎채소를 흐르는 물에 씻으면 멍이 든다고 하지요. 어린잎은 부서질 수도 있으니 넓은 그릇에 물을 받아 한나절 가량 담가두고, 웬만큼 흙이 빠져나온 후에 씻으면 깔끔하고 일손도 가볍습니다.

꽃다지는 쓴맛이 없어 우려내지 않아도 되고, 단순한 양념만으로 맛내기 쉽고, 다른 채소에 곁들여 색감과 맛을 살리기에도 좋습니다. 생채로도 먹을 수 있지만 익히면 식감도 부드럽고 감칠맛이 더 좋아집니다. 자잘한 솜털에 덮인 잎은 씹히는 맛이 진하고, 양념과 어우러지면 약간 쌉쌀한 맛으로 미각을 돋웁니다. 냉이처럼 된장국에도 잘 어울리는데, 특히 된장찌개에 넉넉하게 넣어 살짝 익힌 꽃다지는 마치 여름 꽃 만발한 화단에 소나기 한 차례 지나간 뒤 풍기는 흙냄새처럼 싱그럽기가 그만입니다.

생잎은 얼큰한 찌개나 전골, 담백한 만둣국•칼국수•달걀찜, 걸쭉한 짜장•카레•탕수소스, 또는 데쳐서 샐러드 재료로 활용해도 근사합니다. 집간장과 참기름에 무친 나물은 김밥•비빔밥을 만들고, 달래와 같이 초고추장에 무쳐 꽃다지주먹밥에 곁들이면 춘곤증은 저만치 달아납니다.

바지락살과 볶으면 부드러운 나물과 쫄깃한 조갯살이 감칠맛 나게 어울립니다. 심심하게 간을 하면 맨 입에 먹어도 편안하고, 약간 매콤 달콤하게 가래떡•손국수와 볶아도 별미입니다. 꽃다지와 조갯살은 전을 부쳐도 좋고, 고추장을 풀어 장떡으로 맛을 내어도 됩니다.

튀기면 앙증맞은 잎 생김이 그대로 살아나 마치 꽃을 담아놓은 듯 모양도 곱고, 달래 송송 썰어 넣은 초간장을 곁들이면 좀 더 향긋하고 개운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튀김옷은통밀가루를 치자 열매 우려낸 물로 반죽하는데, 붉은 열매에서 우러난 노란 물은 먹음직한 색감을 만들어 떡 반죽이나 단무지 담글 때 이용하기도 합니다. 동글동글한 꽃다지튀김은 일부러 남겨두었다 가락국수에 넣기도 합니다. 따뜻한 국물음식에 띄우면 맵시도 살고, 식은 튀김이라도 고소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꽃다지는 씻어서 물기를 빼어 냉장 보관하면 1주일 정도는 신선하게 유지되고, 데쳐서 얼리면 좀 더 오래 저장할 수 있습니다. 공들여 가꾸지 않고도 맛과 영양이 풍부한 먹을거리를 얻을 수 있는 봄날, 자연이 주는 선물일랑 놓치지 마세요.

<꽃다지 튀김>

재료준비

-꽃다지 70g-통밀가루 3/4컵-물 1컵-치자열매 1개-소금 약간-식용유-초간장 (집간장으로 만든 맛간장 2작은술, 식초•육수 1작은술씩, 달래 약간)

만드는 방법

<꽃다지 바지락살 볶음>

재료준비

-다듬어 씻어 건진 꽃다지 150g-바지락살 1/2컵-된장 2/3큰술-디포리육수 2/3컵-홍고추 1개-다진 마늘 2/3큰술-통깨-디포리육수 (물 6컵, 디포리 5개, 다시마 5㎝ 4장, 대파 1뿌리)  : 프라이팬을 달구어 디포리를 굽듯이 살짝 볶아서 물•다시다•대파와 함께 끓인다. 팔팔 끓기 시작하면 다시마를 건져내고, 중불에서 20분가량 더 끓여 체에 걸러 물만 받는다.

만드는 방법

자운(紫雲)

글을 쓴 자운(紫雲)은 강원도 횡성으로 귀농하여 무농약•무비료 농법으로 텃밭을 일구며 산다. 그녀 자신이 현대병으로 악화된 건강을 돌보고자 자연에 중심을 둔 태평농법 고방연구원을 찾아가 자급자족의 삶을 시작했던 것. 건강이 회복되면서 직접 가꾼 채소로 자연식 요리를 하는 그녀의 레시피는블로그 상에서 인기만점이다.http://blog.naver.com/jaun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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