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메이웨더-파퀴아오 환산 가치도 역대 최고

권종오 기자 2015. 4. 1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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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3일 웰터급 통합챔피언 자리를 놓고 벌이는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매니 파퀴아오의 '세기의 대결'은 돈에 관련된 모든 신기록을 작성하게 됩니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대목은 역시 두 선수의 천문학적인 대전료입니다. 6:4 배분 원칙에 따라 메이웨더가 1억5천만 달러(약 1,633억 원), 파퀴아오는 1억 달러(약 1,089억 원)를 받게 됩니다. 두 선수의 대결을 제외하고 역대 프로복싱에서 지금까지 한 경기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었던 순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오스카 델라 호야 : 5,300만 달러(2007년 플로이드 메이웨더 전)

2. 플로이드 메이웨더: 4,150만 달러(2013년 사울 알바레스 전)

3. 에반더 홀리필드 : 3,300만 달러(1997년 마이크 타이슨 전)

그런데 이 순위는 단순히 명목 금액 수치만 놓고 따졌을 때 나오는 것입니다. 물가 인상률을 반영한 환산 가치, 즉 실제 가치는 따로 계산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프로복싱 역사를 둘러보면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는 대전료로 세계를 놀라게 한 적이 몇 번 있습니다.

그 첫 번째 사례가 1974년 이른바 '킨샤샤의 기적'으로 불리는 무하마드 알리-조지 포먼의 헤비급 타이틀매치입니다. 그 이전까지는 많아야 200만 달러를 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유명 프로모터 돈킹이 개최한 이 대결에서 두 선수는 각각 500만 달러라는 파격적인 대전료를 받아 화제를 모았습니다. 1981년 슈거레이 레너드-토머스 헌즈의 웰터급 통합타이틀 매치는 사상 처음으로 1인당 1천만 달러 시대를 활짝 열었습니다.

그럼 이들이 받은 대전료는 현재 가치로 얼마나 될까요? 먼저 미국인이 체감하는 정도를 확인하려면 미국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야 합니다. 미국 통계에 따르면 1974년의 1달러가 2015년의 5.08 달러에 해당합니다. 즉 알리와 포먼은 현재 가치로 각각 2,540만 달러를 받은 셈입니다. 1981년의 1달러는 2015년의 2.72달러의 가치를 갖습니다. 즉 레너드와 헌즈는 각각 2,720만 달러를 챙긴 것입니다. 1997년 홀리필드가 타이슨과의 2차전에서 귀를 물어뜯기며 받았던 3,300만 달러는 요즘 가치로 하면 4,884만 달러입니다. 이때 타이슨은 3,000만 달러를 벌었는데 4,440만 달러에 해당합니다. 즉 두 선수의 대전료가 갖는 실제 가치는 2013년 플로이드 메이웨더가 사울 알바레스전에서 받았던 4,150만 달러보다 높다는 것입니다.

그럼 역대 복싱 슈퍼스타들의 대전료가 한국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느껴질까요? 그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획득했는지 실감하려면 한국 물가지수를 반영해야 합니다. 1974년 알리가 받았던 500만 달러는 당시 환율을 적용하면 한국 돈으로 20억 원이었습니다. 자장면 1그릇이 200원, 영화 관람료가 4-500원이었고 서울 30평 아파트가 1천만 원 정도 하던 시절인 것을 고려하면 20억 원이란 돈이 엄청난 금액임에 틀림없습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화폐가치 계산기에 따르면 소비자 물가지수 기준으로 1974년의 1원이 2014년의 12.39원에 해당합니다. 그러니까 알리가 받았던 20억 원은 지난해 한국 돈으로 치면 약 248억 원인 셈입니다. 이 계산기에 1981년 슈거레이 레너드의 대전료 70억 원을 입력하면 약 258억 원이 환산돼 나옵니다. 1997년 홀리필드의 대전료는 요즘 한국 돈 가치로 치면 약 516억 원, 2007년 오스카 델라 호야는 약 592억 원입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명목 금액이나 실제 가치나 미국 물가지수나 한국 물가지수 그 어떤 것을 따져도 이번에 메이웨더와 파퀴아오가 받을 대전료가 종전 1위였던 오스카 델라 호야를 제치고 압도적인 1위와 2위란 것입니다. 그만큼 두 선수의 파이트머니가 최소 10년 이상 깨지지 않을 만큼 파격적으로 많습니다. 그 원인이 무엇일까요? 두 선수가 알리나 레너드보다 위대한 복서이기 때문일까요?

전문가들은 가장 큰 원동력으로 고가의 '페이퍼뷰'(Pay per View)를 꼽습니다. 현재 예상되는 총 4억 달러의 흥행 수입 가운데 3억 달러가 케이블 TV를 통해 얻는 '페이퍼뷰' 수입입니다. 시청료가 우리 돈으로 10만원 가까이나 되는데도 약 300만 개가 팔릴 것으로 예상돼 여기서만 3천억 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슈퍼스타가 천문학적인 대전료에 걸맞은 경기 내용을 보여줄지 아니면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는 속담처럼 팬들을 실망시킬지 결전의 날이 이제 16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권종오 기자 kj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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