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팍타크로 특집] 韓대표팀, "최강 태국 이길 때까지 논스톱"

조영준 기자 입력 2015. 4. 16. 07:56 수정 2015. 4. 16.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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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NEWS=충북 보은, 조영준 기자] 4번 결승에 진출해 모두 은메달에 그친 심정은 어떨까. 금메달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네 차례나 주저앉았다. 패배의 아쉬움은 짙었지만 그들의 노력은 '좌절'로 끝나지 않았다.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어느 정도 떨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녀 세팍타크로대표팀은 4개의 은메달을 수확했다. 그토록 원한 금메달을 위해 필요한 것은 한걸음이었다. 그러나 '한걸음'의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세계최강 태국의 벽을 넘지 못한 한국은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태국은 말레이시아와 함께 세팍타크로의 종주국이다. 킥복싱과 복싱 축구가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세팍타크로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태국에서 세팍타크로 국제대회가 열리면 경기장은 관중들로 가득 찬다. 태국 원정경기를 자주 경험한 남녀대표팀 선수들은 "많은 관중들이 일방적으로 홈팬들을 응원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마인드가 흔들렸다.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태국에 가면 어린 아이들이 축구공보다 작은 공을 차며 노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네트를 사이에 두고 어릴 때부터 세팍타크로를 즐긴다. 이 종목을 선택하는 유망주들이 많아 뛰어난 선수들이 명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기훈(51, 고양시청) 남자대표팀 감독은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여고 팀 몇 개가 해체됐다. 또한 선수들이 뒤늦게 이 종목을 선택한다. 전국소년체전에서 세팍타크로가 없다보니 학교 팀들이 많이 생기지 않는다"며 국내 현실을 지적했다. 국내에는 초등학교 팀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뒤늦게 세팍타크로를 접한다.

이어 "반면 태국은 어릴 때부터 세팍타크로를 시작한다. 고등학교 때 시작하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 국내 선수들은 중학교 끝 무렵에서 고등학교 초반에 시작한 이들이 많다. 태국을 넘지 못하는 큰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덧붙었다.

세팍타크로는 더블(킬러 피더)과 레구(킬러 피더 테콩) 그리고 단체 경기 등 세 종목으로 나뉜다. 선수 자원이 풍부한 태국은 각 종목만 전문적으로 하는 선수들로 구성됐다. 이와 비교해 선수가 부족한 한국은 더블과 레구를 겸하는 이들이 많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남자 단체팀과 더블, 레구 그리고 여자 레구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남자 더블이 결승전에서 미얀마에 패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태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남자 단체와 레구 그리고 여자 레구는 결승전에서 태국을 만나 분전했지만 승자가 되지 못했다.

저변이 넓은 태국과 비교해 선수층이 열악한 한국은 선수들과 지도자들의 피나는 훈련으로 값진 성과를 얻었다. 이기훈 감독과 민승기(45, 대구광역시체육회) 여자 국가대표팀 감독은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성적도 나름 분전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국내에는 남녀를 합쳐 세팍타크로 팀이 총 13개가 있다. 남자 팀은 기존에 6개 팀이 있었지만 팀 하나가 해체되며 5개로 축소됐다. 남자 선수들의 가장 큰 고민은 군대 문제였다. 세팍타크로는 국군체육부대 팀이 없기 때문에 군에 입대하면 운동을 접할 수 없다.

이기훈 감독은 "남자선수들의 가장 큰 고민은 군 문제다. 국군체육무대 팀이 없다보니 한동안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제대 후 다시 세팍타크로로 복귀하는 선수들이 많지만 적응하는 일은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여자의 경우 실업팀이 8개가 있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최근 여고팀들이 하나 둘씩 해체되며 '자원'이 끊어지고 있다.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이 없을 경우 노장 선수들은 쉽게 은퇴를 할 수 없다. 지금과 같은 성적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세계 최강 태국을 잡으려면 기대주들이 꾸준하게 배출돼야 한다.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지만 세팍타크로 대표팀 선수들은 충북 보은군에서 훈련에 여념이 없었다. 여자 국가대표 심수연(27, 부산환경공단)은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비록 태국에 패했지만 눈물이 날만큼 감동을 받았다.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에서 주로 국제대회가 열렸기 때문에 우리들은 좀처럼 응원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인천아시안게임 결승 때 그렇게 많은 관중들이 오셔서 응원해주실 줄 몰랐다.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천아시안게임 더블과 레구 결승전이 열린 날에는 경기가 펼쳐진 부천체육관에 구름 관중이 몰렸다. 5400여명이 경기장을 찾아 매진 사례가 벌어졌다. 오는 24일부터 나흘간 전북 군산에서 진행되는 슈퍼시리즈 최종전을 앞둔 국가대표팀의 목표는 두 가지다. '최강' 태국의 벽을 넘는 것과 인천 아시안게임의 붐을 다시 한번 재현하는 것이다.

[사진1] 왼쪽부터 이진희 심수연 전영만 박현근 ⓒ SPOTV NEWS 한희재 기자

[사진2] 이기훈 남자대표팀 감독(왼쪽) 민승기 여자대표팀 감독 ⓒ SPOTV NEWS 한희재 기자

[사진3] 훈련 중인 송미정(왼쪽) 박선주 ⓒ SPOTV NEWS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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