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2인 동시출전 싸늘한 여론, KBL은 응답하라

김진성 2015. 4. 16.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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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싸늘한 여론을 재확인했다.

15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 스포츠조선이 주최한 한국농구 발전포럼이 열렸다. 하이라이트는 2부 리얼 토크. 손대범 점프볼 편집장의 사회로 모비스 유재학 감독,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MBC 스포츠 플러스 김태환, 김동광 해설위원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많은 얘기가 나왔다. 가장 눈에 띈 부분은 외국인선수 제도. KBL은 2015-2016시즌부터 외국인선수제도를 뜯어고친다. 2인보유 1인출전서 2인보유 2인출전으로 확대한다. 모든 쿼터에 2인이 동시에 출전하진 않지만, 추후 협의 끝 2인 동시출전 쿼터를 확정한다. 또한, KBL 출범 초창기처럼 2명 중 1명의 신장을 193cm 이하로 제한한다. KBL이 외국인선수 제도 확대를 발표한 뒤 팬들과 언론에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KBL은 요지부동. 이날 포럼에서도 새 외국인선수 제도에 대한 우려와 KBL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국내선수 위축, 대안이 필요하다

외국인선수가 2명 동시에 뛸 경우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역시 국내선수 위축. 4명의 패널 역시 공통적으로 그 부분을 지적했다. KBL이 비난을 받는 근본적인 이유. 2명이 동시에 뛰는 쿼터가 늘어나면 일시적으로 볼거리가 늘어나긴 해도, 결국 국내선수 위축에 대한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게 패널들의 우려다.

193cm 이하의 외국인선수 1명을 무조건 선발해야 한다. 단신 테크니션보단 언더사이즈 빅맨이 대거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를 봐도 제럴드 워커같은 단신 테크니션의 성공 자체가 드물었다. 또한, 수비자 3초룰 폐지와 함께 각종 스위치 존, 매치업 존 등 변형 지역방어의 발전으로 단신 외국인선수의 화려한 테크닉이 정상적으로 발휘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결국 빅맨 2명이 동시에 뛰면 농구 자체가 단순해지고, 국제경쟁력 저하 등 각종 폐단이 예상된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국내 빅맨들의 기량이 떨어질 것이다. 포스트 플레이를 꺼리게 될 것이다. 요즘 빅맨들이 외곽 공격도 할 줄 알아야 하지만, 기본적인 골밑 플레이를 겸비해야 한다"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과거 외국인선수 2명이 동시에 뛸 때 선수생활을 했다. 위 감독은 "외국인선수 2명이 공을 주고 받으면서 플레이 하는 경우가 많았다. 국내선수들은 수비만 열심히 했다"라고 회상했다. 김동광 해설위원은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외국인선수를 2명 동시에 뛰게 할 것이라면, 국내선수만 뛰는 쿼터도 만들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태환 해설위원은 "2군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라고 했다.

▲다득점+외인 위주의 농구가 흥미유발?

KBL 김영기 총재의 생각은 단순하다. 외국인선수가 뛰는 쿼터가 늘어나면 결국 다득점 경기가 가능할 것이고, 그게 떨어진 농구 인기도 회복할 것이라는 논리. 하지만, 농구관계자들은 일제히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유재학 감독은 "장기적으로 프로농구 흥행이 유지될 것인지는 의문이다. 순간적인 눈요기 거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과거처럼 외국인선수의 화려한 개인기와 덩크슛에 열광하는 시대는 지났다. NBA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다. 김태환 위원은 "다득점이 나온다고 해도 외국인선수끼리 볼을 주고 받고, 그들에게 의존한다면 흥미가 떨어질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유 감독은 "좋은 경기력"의 기준이 무엇인지 되물었다. 외국인선수의 비중이 높아지는 게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지느냐는 의문. 그는 "테크니션이 나와서 멋있게 하는 농구가 좋은 경기일까. 아니면 국내선수 5명이 조직적인 농구를 하는 게 멋있는 경기인지는 살펴봐야 한다"라고 했다. 실제 유 감독은 지난해 대표팀 감독 시절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서 테크니션 1명 없는 대표팀 경기에 팬들이 열광했다는 점, 농구월드컵서 저득점 경기가 적지 않았는데도 흥행에 지장이 없었다는 점을 들었다. '다득점=인기회복'이라는 김 총재의 생각에 대한 정면 반박.

결국 국내선수들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유 감독은 "국내선수들 실력 향상만이 국제경쟁력과 흥행을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김동광 위원도 "개인 연습을 할 시간이 없다는 건 핑계다. 요즘은 옛날보다 팀 연습 시간도 길지 않다. 프로의식을 갖고 자기개발에 나서야 한다"라며 국내선수들의 의식 변화를 촉구했다. 실제 노력하지 않고 타성에 젖은 국내선수들이 상당히 많다. 국내선수들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외국인선수 제도 확대까지 이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자유계약제가 해답

KBL이 장기적으로 외국인선수 역할을 축소하고 국내선수의 비중을 높여야 국제경쟁력도, 흥미도 잡을 수 있다는 게 패널 4인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또한, 현행 드래프트 제도가 아닌 자유계약제도로 돌아가는 게 옳다고 지적했다. 실제 KBL은 과거 자유계약제도를 시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뒷돈 문제와 늘어나는 비용 문제로 드래프트로 회귀했다.

김동광 위원은 "드래프트 제도에선 감독이 원하는 선수를 뽑을 수가 없다"라고 했다.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들 중에서만 뽑을 수 있기 때문. 원하지 않는 외국인선수를 뽑아 성적이 나지 않으면 책임질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다고 해서 드래프트 제도에서 뒷돈이 근절됐다는 보장도 없고, 그렇게 됐다고 말하는 사람도 아무도 없다. 유 감독은 "팀에 맞는 선수를 뽑을 수 있는 자유계약제가 해답이다. 성적이 나지 않으면 감독이 책임을 지면 된다. 1명 보유 1명 출전에, 그것도 3쿼터로 제한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강조했다.

김태환 위원은 "김영기 총재는 외국인선수 3년 보유제한을 자신이 만들지 않았다고 했지만, 지금 바꾸면 되지 않나. 늦지 않았다. 왜 이런 자리를 KBL이 먼저 주최하지 않았나"라며 KBL을 질타했다. 달리 말해 김 총재의 여론 수렴을 또 다시 주문한 것. 외국인선수 2명 동시 출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렇게 높다. 언론도 꾸준히 지적했다. 이제는 KBL이 진짜 응답해야 할 차례다.

[한국농구 발전포럼. 사진 = KBL 제공]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NO.1 뉴미디어 실시간 뉴스 마이데일리( 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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