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스 "동생은 영감이자 겸손이고 갈망이다"

최창호 2015. 4. 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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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최창호]

"엘리의 오빠로서 인생의 하루하루를 겸손하게 살아간다."

마스터스의 '골프영웅' 조던 스피스(22·미국)의 글이 전 세계 골프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스피스는 올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제79회 마스터스 사상 39년만에 '와이어 투 와이어(wire-to-wire·1~4라운드 내리 선두 질주)' 우승으로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된 미국의 신예다. 21세 8개월 16일의 나이로 마스터스 사상 두 번째(종전·타이거 우즈· 21세 3개월 14일)로 어린 나이 우승이다.

스피스는 어린 여동생 엘리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오빠다. 14세의 여동생 엘리는 자폐증(신경질환을 갖고 태어나 자폐 범주성 장애)을 앓고 있다. 그는 "엘리는 항상 나에게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 어머니 크리스는 "큰 아들(조던)은 그가 엘리와 함께 자라지 않았다면 오늘의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스피스는 항상 동생 엘리가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길 기원하는 기도를 듣곤했다.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골프 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 스피스는 이날 버디 6개, 보기 4개로 2타를 더 줄여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생애 첫 메이저 대회를 제패했다. 공동 2위인 저스틴 로즈(35·잉글랜드)와 필 미켈슨(45·미국·이상 14언더파)을 4타 차로 꺾었다. 우승상금은 180만달러(약 19억7000만원). 통산 3승째다.

스피스는 동생 엘리와의 약속을 지켰다. 그는 1라운드를 선두로 끝마치고 난 뒤 엘리와 영상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스피스는 "동생을 위해 우승하고 싶다"는 바람을 털어놨다. 그에게는 36홀 최소타 신기록(14언더파 130타)도, 54홀 최소타 신기록(16언더파 200타)도, 72홀 최소타 타이 기록(18언더파 270타)도 안중에 없었다. 1976년 레이먼드 플로이드(73·미국) 이후 39년만에 작성된 마스터스 사상 5번째 '와이어 투 와이어' 기록도 큰 의미는 아니었다.

그를 정상의 한 지점으로 이끈 것은 가족의 응원과 사랑의 힘이었다. 그곳에는 바로 동생 엘리가 있었다. 크리스는 "엘리는 항상 자신의 오빠들(큰 오빠 조던과 대학 농구 선수인 둘째 오빠 스티븐)이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길 빌었다. 때문에 그들은 엘리 앞에서 뒤로 물러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대학 농구선수 출신인 크리스는 울먹였다. "다른 사람들이 식사를 할 때 식사를 하길 원치 않으며 발작 증세를 갖고 있는 동생의 옆에 앉아 식사를 해야 하는 것이 조던(스피스)의 현실이었고, 현실이다"고 했다. 아버지 숀은 "딸 엘리는 우리 가족 모두에게 인생의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그리고 모든 것에 감사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스피스는 "엘리와 그녀의 친구들이 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매일 매일을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것을 보면 저절로 겸손해진다"며 "우리에겐 쉬우나 그들에겐 힘이 부치는 것을 생각하면 끈기나 이해의 부족을 돌아보게 된다"고 했다. 이런 동생을 위해 여행하는 모든 곳에서 특별한 열쇠고리를 사서 여동생에게 선물하고 있다. 그는 고교 3학년 때는 댈러스에 있는 여동생의 학교에서 수요일마다 자원봉사를 하기도 했다.

오거스타내셔널의 완벽한 지배자였던 그는 18개월 때 어린이용 플라스틱 골프 클럽으로 골프를 시작했고, 오케스트라 지휘자였던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5살 때부터 4년 동안 피아노 레슨을 받았다. 그의 부드럽고 유연한 스윙은 바로 이 음악적 영감과 함께 했다. 2013년 PGA투어 82년만에 존 디어 클래식에서 만 20세가 되지 않은 나이(만 19세 11개월)로 정상에 오르는 대기록을 남겼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 언론들은 "(스피스의)겸손과 갈망, 그것은 마스터스의 우승을 가져다주는 무적의 조합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최창호 기자 ch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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