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우커 모시자" 각국 비자 유효기간 속속 연장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각국이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에 대한 비자의 유효기간을 경쟁적으로 늘리면서 요우커 모시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인들의 해외 관광 수요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데다 요우커는 씀씀이도 커 경기침체에 시달리는 각국 정부로서는 요우커 유치 방안에 골몰하는 실정이다.
호주 정부는 중국인에 대한 복수비자 유효기간을 기존 1년에서 3년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호주 언론들이 13일 보도했다. 복수비자는 정해진 기간 내에 몇 번이든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도록 한 비자다.
지난해 9월까지 1년간 관광 목적으로 호주를 방문한 중국인은 약 79만명으로 호주를 찾은 외국인으로는 뉴질랜드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이들의 지출액은 54억 호주달러(4조5천300억원)가량이며 지출 규모는 2020년까지 지금의 배 이상인 130억 호주달러가 될 것으로 호주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들 중 두차례 이상 찾은 복수 방문객은 47%로 이들은 전체 관광객이 쓴 비용 중 약 60%인 33억 호주달러를 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복수 방문자들은 처음 방문한 사람들에 비해 더 오래 머물고 씀씀이도 크다는 것이다.
앤드루 롭 호주 통상장관은 지난 10일 "관광은 호주가 강점을 가진 것 중 하나로 서비스 부문에서는 최대 수출품목"이라며 100만명을 고용하면서 지방 경기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도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설) 연휴까지 6주 동안 12만4천명의 중국인에게 관광비자가 발급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보다 23% 늘어난 수치다.
해외를 여행하는 중국인들은 2020년까지 현재의 배 수준인 2억명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호주의 이런 대응은 늦은 감이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미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을 통해 복수 입국이 가능한 단기 관광 비자와 상용 비자의 유효기간을 1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캐나다는 이에 앞서 지난해 3월 이같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 이후 두 달간 중국인에 대한 미국 관광 및 상용 비자 발급 건수는 35만1천650건으로, 전년 동기(20만9천100건)보다 68.2% 급증했다.
일본은 중국인에 대한 복수비자 유효기간을 최대 3년까지 인정해주고 있으며 올해 초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은 복수비자 유효기간을 5년까지로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202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2천만 명을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하는 등 관광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엔화 약세까지 이어지면서 일본을 찾는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은 급증세다.
실제 일본의 중국인 관광객 비자 발급건수는 지난달 무려 14만6천건에 달했다. 이 때문에 상하이 주재 일본 영사관의 경우 비자 용지마저 바닥 나기도 했다고 호주 파이낸셜리뷰는 전했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은 아직은 호주나 일본 만큼의 비자 혜택을 주지는 않고 있다.
한국 정부도 이달 초 1·3·5년으로 차등 부여하던 중국 관광객의 복수비자 유효기간을 5년으로 일괄 확대하기로 하면서 이같은 흐름에 동참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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