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두 번 타고 있다"..끝나지 않은 고통

최재영 기자 2015. 4. 12. 21: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이제 곧 1년이 되지만 희생자의 가족들과 생존자들의 고통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세월호 유족들에게선 세월호를 두 번 타고 있다는 절규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SBS 연중기획 '배려, 대한민국을 바꿉니다', 오늘은 힘겨웠던 그분들의 1년을 돌아봅니다.

최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매일 합동분향소를 지키고 있는 이우근 씨, 아들 정인이는 지난해 4월, 큰 맘 먹고 사준 운동화와 함께 시신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우근/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 한 짝만 신고 있더라고요. 한편으로 '아빠 나 신고 있어'라고 보여주려고 한 거 같기도 하고….]

이 씨의 치아는 지난 1년 새 17개가 빠졌고, 대인기피증까지 생겼습니다.

[은행을 가는 길이 있었어요. 사람들이 많고 왔다갔다 하는데, 내가 여기서 뭐하지? 다가가기 겁이 나고 말하기 힘들고요….]

참사로 맏아들을 잃은 장 훈 씨는 지난 2월 셋째 아들 때문에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장 훈/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 졸업식인데 식구들 아무도 안 부르고 혼자서 초등학교 졸업식을 했다는 거예요.]

부모를 향한 주위의 차가운 시선이 초등학생 어린이 마음에 상처로 남은 것입니다.

['아빠가 창피해?' 물었더니 창피한 게 아니고 뒤에서 속닥거리는 게 싫다는 거예요. 뒤에서 조금씩 나오는 이야기들이 너무 듣기 싫대요.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이사가고 싶다고]

단원고등학교 2학년 교실의 시간은 지난해 4월 16일, 멈췄습니다.

생존 학생들은 여전히 세월호 악몽에 갇혀 있습니다.

[김은지/단원고등학교 마음건강센터장 : 타지 못하고 몇 정거장을 걸어간다든지, 타고 나서 가급적이면 입구에 앉는다든지….]

'제 절을 받고 아들을 품어주세요.'

팽목항에서 광화문까지 삼보일배를 하고 있는 이호진 씨의 절절한 호소입니다.

[이호진/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 나의 절을 받으시는 국민들께서는 다시 한 번 아이들을 생각해줄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영상취재 : 이용한·양두원, 영상편집 : 김종우, VJ : 김준호)최재영 기자 stillyoung@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