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비 안 냈으면 먹지마"..공개망신 준 교감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서울 충암고등학교의 교감이 급식비를 납부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밥을 먹지말라"는 식의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울시교육청과 서부교육지원청이 진상조사에 나서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6일 "충암고 교감과 관련해 확인 중"이라며 "독촉과정에서 학생 인권을 침해했는지 여부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충암고 한 교감은 지난 2일 점심시간에 식당 앞 복도에서 3월분 급식비 납부 현황을 확인하고 식당으로 들여보냈다. 이 과정에서 급식비를 내지 못한 학생에게 "급식비를 내지 않았으면 밥을 먹지 말라"는 식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교육청은 지난 2월 일선 학교에 '저소득층 학생의 급식비 납부를 독촉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고 관련 연수도 진행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보건복지부가 정하는 교육복지 대상자는 이달 말께 확정되기 때문에 소급 정산된다"며 "교감이 잘못알고 그랬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감의 징계 여부에 대해서는 "교감이 비교육적으로 말을 했다고 해서 징계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충암고의 관할 지청인 서부교육지원청은 이날 오전 충암고에 직원을 파견해 진상을 조사 중이다.
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실제로 학생에게 막말을 했는지 등 사실관계와 이런 일이 일상 적인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관계자가 학교에 갔다"며 "부적절한 것이 있으면 교감에 대한 지도감독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교육단체협의회 등 시민단체는 이날 오후 충암고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암고 교감은 부적절한 망언에 대해 공개사과하고, 충암학원 재단은 충암고 교감을 엄중 문책하라"고 촉구했다.
그들은 "교육자라는 교감이 몰상식한 망언을 퍼부어 해당 학생과 학부모의 가슴에 피멍을 안긴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며 "자신의 가난을 입증해야만 밥을 먹을 수 있다면 교육은 그 순간 이미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강조했다.
jae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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