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싸오고 등교 거부하고'.. 경남 학생 257명 급식 거부

2015. 4. 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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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급식 3일째 하동 묵계초 전교생 등교 거부

[경남CBS 최호영 기자]

유상급식 전환 사흘째인 3일에도 경남의 초·중·고등학생 257명이 급식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교육청은 이날 창원과 진주, 고성, 함양, 산청, 하동 등 13개 시군의 학교 38곳에서 257명이 급식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날보다는 60여명 줄었다. 초등학교는 22곳에서 141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교는 11곳에서 56명, 고등학교는 5곳에서 60명이다.

이들 가운데 182명은 도시락을 싸왔고, 8명은 집에 가서 점심을 해결했다.

하동 묵계초등학교에서는 이날 전교생 67명이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65명은 학부모들과 체험학습을 떠났고, 2명은 무단 결석했다.

이들 학부모들은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교외 체험학습을 신청한 상태지만, 6일부터는 정상 등교하기로 협의했다고 교육청은 밝혔다.

당초 이날 하동 쌍계초등학교 학부모들도 등교를 거부하기로 했지만 벚꽃 축제로 취소했다. 금요일인 10일과 17일은 등교를 거부할 예정이다.

반면, 사천과 밀양, 양산, 의령, 창녕 등 5개 시군에서는 정상적으로 급식이 이뤄졌다.

또, 이날 도내 전 시군에서 무상급식 중단을 규탄하는 학부모들의 1인 시위와 선전전 등이 펼쳐졌다.

특히, 밀양 지역에서는 '선거 때는 무상급식, 선거 뒤 유상급식', '준표야 쫌', '내가 낸 세금 쓰려면 좀 물어보라' 등의 펼침막 50여개가 거리 곳곳에 내걸렸다.

남해군에서는 오는 8일 학교급식 안정화를 위한 학부모 대회도 열린다.

◇ 하동 학부모들, 교육감에게 "강력한 대응, 대책 마련 요구"

박종훈 경남교육감이 하동지역 학부모 대표들과 만나 무상급식 중단 사태와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박 교육감은 3일 하동교육지원청에서 하동 지역 학부모 대표 17명과 무상급식 지원 중단 문제에 대해 토론했다.

하동 지역은 급식비 납부 거부 논의가 활발한 곳으로 학부모들은 무상급식 중단 문제점 해결을 비롯해 보다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하동학부모연대 이순경 회장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급식비 납부 거부 운동인데 무상급식이라는 원칙을 지켜야 하는 측면에서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활짝 핀 벚꽃이 원망스러울 정도"라는 한 학부모는 "무상급식은 정부 차원에서 해결하지 못하면 부모들도 해결하지 못한다"며 "단기적 해결이 어렵다면 장기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다른 학부모는 "이번 유상급식은 결과적으로 농어촌 지역, 서민들만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작은 급식소가 폐쇄될 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경남도와 홍준표 지사는 거칠게 싸운다"며 "경남교육청도 강력하게 대응을 해달라"고 주문했고 "다른 예산을 줄여 무상급식에 사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박종훈 교육감은 "솥단지를 걸고 이틀간 학생들에게 직접 밥을 해먹인 지수초등학교를 방문해 참 이런 구걸도 없다 싶었다"며 "교육청 예산만 있으면 무상급식 당장이라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 교육감은 "1개월에 100억 원 정도 들어가는 급식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며 "다른 사업 예산을 중단해 비용을 확보할 사업이 없어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학부모들이 우리 아이들의 급식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하는 노력들을 보면서 학교급식 문제 해결에 대한 큰 동력을 얻고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경남CBS 최호영 기자 isaac0421@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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