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작별 인사한, 한국형 외국인 니콜 포셋
31일 챔프전 패배 뒤 눈물 펑펑…한국 무대와 작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니콜 포셋(29)은 한 번 쏟아진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서남원(48) 감독과 통역, 동료가 니콜을 달랬지만 니콜은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구단 버스에 올랐다.
눈물의 작별의식. 다시는 한 팀에서 뛸 수 없는 니콜과 도로공사 선수들은 눈물 속에 작별 인사를 했다.
도로공사는 지난달 31일 경기도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0-3으로 패했다.
5판3승제의 챔피언결정전에서 도로공사는 단 한 경기도 얻지 못하고 허무하게 퇴장했다.
프로배구 원년(2005시즌)에 이어 10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도로공사는 창단 첫 챔프전 우승의 꿈을 안고 코트에 섰지만 기업은행 앞에 무릎을 꿇었다.
경기 뒤 대부분의 선수가 눈물을 보였다.
그런데 가장 오래, 많은 눈물을 흘린 이는 외국인 선수 니콜이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니콜이 너무 많이 울어서 분위기가 더 숙연해졌다"며 "늘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던 선수라 아쉬움이 큰 것 같다. 동료도 니콜에게 미안해하고 고마워했다"고 전했다.
2012-2013시즌 도로공사에 입단한 니콜은 올해까지 3시즌을 한 팀에서 뛰었다.
팀이 2시즌 연속 4위에 그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팀이 이번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니콜은 '도로공사에서 10년 뛴 국내선수같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정규리그 우승을 기뻐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니콜은 열심히 뛰었다.
3경기에서 팀 공격의 56.3%를 책임지는 엄청난 부담 속에 총 74점을 올렸다.
그러나 데스티니 후커와 김희진, 박정아 '삼각편대'를 가동한 기업은행이, 니콜이 고군분투한 도로공사보다 강했다.
결국, 니콜의 한국 고별전은 패배로 끝났다.
여자 프로배구는 다음 시즌부터 트라이아웃을 통해 외국인 선수를 선발한다.
미국 국적의 만 21~25세 대학교 졸업예정자 및 해외리그 3년 이하의 선수경험자만 트라이아웃에 응시할 수 있다.
30대가 눈앞인, 미국 대표팀 출신의 해외 리그 경험이 많은 니콜은 트라이아웃에 나설 수 없다.
니콜은 기량도 빼어났지만, 외국인 선수 같지 않은 친화력으로 더 큰 사랑을 받았다.
세터 이효희에게 "언니, 고마워"라고 한국말로 말할 정도였다.
아버지가 주한 미군 출신이고, 할아버지는 미국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 투수로 뛰었다는 독특한 가정사가 소개되면서 더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더는 니콜을 볼 수 없다.
서남원 감독은 "다신 만날 수 없는 최고의 외국인 선수다. 기량과 성품 모두 최고다"라고 니콜을 떠올렸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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