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의 엄청난 싸움 이겨낸 '루틴맨' 박한이?

김용 2015. 4. 1.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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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경북 포항야구장에서 KBO리그 시범경기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삼성 박한이가 2회 타석에서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 스피드업 규정으로 타격 준비 동작이 간소화 된 박한이가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포항=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3.11

'스피드업 규정도 박한이의 꾸준함을 이길 수 없다?'

힘차게 개막을 알린 2015 시즌 프로야구 최대 화두 중 하나는 바로 '스피드업'이다. 늘어지는 경기 시간을 줄이겠다며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그 중 하나로 타자가 투수를 상대할 시 타석에서 벗어나면 안된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처음에는 스트라이크 1개를 주려다, 현장의 반발이 거세자 벌금 20만원으로 바꿨다.

재미있는 건 스피드업 규정 논란이 나올 때마다 희생당하는 단골 선수가 있다는 것. 삼성 라이온즈 박한이다. 박한이는 타석에 들어서 공 1개를 볼 때마다 장갑을 다시 고쳐메고, 제자리 뛰기를 하고, 헬멧을 벗었다 다시 쓰고, 홈플레이트 선을 긋고, 예비 스윙까지 하는 엄청난 의식을 마쳤다. 물론, 누가 봐도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했다. 그래서 경기 지연 주범자로 항상 오명을 써야했던 박한이였다.

그래도 박한이는 이 신성한 의식을 포기하기 힘들었다. 왠지 이 과정을 거치지 못하면 안타를 못칠 것 같은 느낌에 주변의 비아냥(?)은 무시하고 오직 자신의 타격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두고 스피드업 얘기가 공론화되자 스스로 그 루틴을 포기했다. 사실, 박한이는 자신의 의식을 타석에서 벗어나 실시하지 않는다. 따라서 엄밀히 따지면 규정 위반은 아니다. 하지만 경기 시간을 줄이겠다고 난리인 가운데, 괜히 자신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게 싫었다. 그렇게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조용한 자신과의 전쟁을 준비했다. 여느 타자들과 다르지 않은 간단한 타격 동작으로 바꿨다. 십수년간 꾸준한 활약으로 '조용한 강자'라는 평가를 받는 박한이. 이제 그에게 타격 기술 등을 놓고 누구도 조언을 하기 힘든 수준이다. 특유의 예비동작을 하지 않으면 안타를 치지 못할 것 같은 심리적 싸움만 이겨내면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개막 후, 박한이가 타격 예비 동작을 확 줄였는지 눈치채지 못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왜냐. 야구를 그대로 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한이는 28일 SK 와이번스와의 개막전에 3안타를 몰아쳤다. 29일 SK 2차전에서 1안타로 감을 이어가더니 30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는 멀티히트에 3득점이나 기록했다. 3경기 14타수 6안타 타율 4할2푼9리다. 스피드업도, 오랜시간 유지해온 루틴도 박한이의 야구 본능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많은 사람들의 놀림을 받았던 자신만의 신성한 의식이 결국 야구에 큰 영향이 없었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 십수년의 엄청난 노력이 결국 아무 소용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본인 스스로 생각해보면 '내가 그동안 왜 그렇게 집착했을까' 허무함에 웃음이 나올 수도 있겠다. 어찌됐든, 남들이 보면 별 것 아닐 수도 있겠지만 대세를 따르기 위해 자신과의 엄청난(?) 싸움을 벌이고 있는 박한이에게 박수를 보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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