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 두 발' 다 든 운전자.. 무인차 시대가 왔다

배경환 2015. 3. 3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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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혼잡구간 주행지원 시스템' 탑재 차량 공개.. '알아서 피하고 알아서 멈추고'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 앞뒤로 달리는 두 대의 차 사이로 갑자기 새로운 차량이 끼어든다. 뒤차는 위험을 감지, 미리 속도를 줄여 간격을 벌린다. 끼어든 차량이 빠져나가자 뒤차는 다시 속도를 올려 앞차와 일정 간격을 유지한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뒤차 운전자의 두 손은 허공에, 두 발은 페달이 아닌 바닥에 놓여있다. 영화에서나 나오는 자율주행, 이른바 무인차의 모습이다.

31일 현대자동차는 '혼잡구간 주행지원 시스템(TJA)'을 탑재한 차량을 공개했다. '혼잡구간 주행지원 시스템'은 도심에서 혼잡구간에 적합한 자율주행 기술로 차선이 보이지 않는 경우에도 주변 차량의 주행 궤적을 인지해 선행차량과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다. 스티어링휠과 가속 및 브레이크 페달 모두 운전자 조작 없이 차량이 스스로 혼잡한 교통상황, 주변 차량 정보를 분석 및 판단해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이날 현대차가 선보인 신기술은 6가지로 요약된다. 주행 중 ▲고장차량 회피 ▲일시 정차 및 출발 ▲선행차량 추종 유턴 ▲S자 주행 ▲횡단보도 정지 ▲혼잡구간 등의 상황에서의 자율주행 기술이다.

첫 번째 코스인 '고장차량 회피'는 선행차량이 고장차량을 발견하고 회피하면 TJA 차량이 선행차량을 따라 안전하게 고장차량을 회피하는 상황이다. 운전자 조작 없이 차량이 스스로 판단해 자동으로 스티어링휠을 차량의 이동방향으로 움직였다.

두 번째 코스인 '일시 정차 및 재출발'은 선행차량이 잠시 정차하면 후행하는 TJA 차량이 따라 정차한 후 선행차량이 출발하면 자동으로 재출발하는 내용이다. 시연에서는 앞서 가는 차량인 택시가 손님을 태우기 위해 잠시 정차할 경우 잠시 멈췄다 앞차가 출발하자 스스로 다시 출발했다.

세 번째 코스인 '유턴'에서는 차선이 보이지 않거나 혼잡한 교통상황의 교차로 등 차선을 따라가기 어려운 유턴·곡선 형태의 도로에서도 선행차량을 따라 쉽게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네 번째 코스인 'S자 주행'에서는 세워진 라바콘을 기준으로 S자로 선행차량이 주행을 하더라도 움직임 궤적을 추적해 선행차량을 따라 주행이 가능했다. 도로에 떨어진 낙하물이나 도로에 움푹 파인 구멍 등 불규칙적인 장애물을 선행차량이 피해갈 때 유용하다.

다섯 번째 코스인 '횡단보도 정지'에서는 횡단보도 앞에서 보행자를 발견하고 정차한 선행차량에 대해 안전한 제동거리를 확보하며 정차했다가 다시 출발하는 기술이다.

마지막 '저속 혼잡구간'에서 선보인 기술은 현대차가 세계 최고로 꼽는 분야다. 도심 정체 구간에서 서행 시 옆 차선 차량이 선행차량 뒤쪽으로 끼어들게 되는 경우 TJA 차량이 끼어들기를 사전에 예측하고 감지해 차간 거리를 더 확보함으로써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보조해준다. 특히 혼잡구간에서의 끼어들기는 고속에서와 다르게 매우 근접한 상태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반면, TJA 차량은 이러한 위험 상황을 감소시켜준다.

향후 현대차는 고속도로에서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한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을 국내 최초로 양산화해 올 하반기 선보일 신차종에 탑재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기아차는 2020년부터 HDA와 TJA를 바탕으로 여타 기술들이 통합된 자율주행기술을 상용화 한다는 계획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완전자율주행까지 크게 4단계로 나뉘는데 지금까지 개발된 기술들은 1단계로 평가되고 있다.

김대성 현대차 전자제어개발실장은 "현대차도 자율주행 기술을 꾸준히 연구해 이미 벤츠, 아우디 등과 동등한 기술 수준에 올라섰다"며 "아직 고객들에게 기술 수준이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현재 자율주행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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