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1만4739번 악성 민원에 '두손'든 권익위

김대종기자 2015. 3. 3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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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무때 부상.. 왜 유공자 인정 안해주나"

"해결 안되면 자살" 협박까지… 공공기관 행정력 낭비 심각

일선 행정기관들이 얼토당토않은 악성 민원 탓에 몸살을 앓고 있다. 같은 민원을 1만 건 이상 올리거나 황당한 주장을 펴는 등 악성 민원 탓에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1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05년부터 10년 동안 "군복무시절 부상을 당했는데도 입원기록이 없어 유공자 인정을 받지 못한다"며 아들과 함께 관계부처에 계속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A 씨가 제기한 민원은 무려 1만4739건으로 월 100여 건 이상의 민원을 제기한 셈이다.

B 씨는 "카드단말기 영업권을 부당하게 상실했으니 경찰이 수사해달라"며 억지성 민원을 냈다. B 씨는 지난 5년 동안 6006건이나 민원을 제기했다. C 씨는 "피상속인이 거래은행과 짜고 예금계좌를 빼돌리는 등 부당행위를 했다"며 2652건의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공무원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하기도 했다.

민원을 해결해주지 않으면 자살을 하겠다며 정부부처에 협박전화를 하는 사례도 있었다. D 씨는 무작정 청와대와 직접 통화를 요구하며 "통화연결이 되지 않으면 자살하겠다"는 민원을 권익위에 수차례 제기했고, 또 다른 민원인도 "공무원이 자신을 죄인 취급한다"며 개선되지 않을 경우 자살하겠다는 위협 전화를 여러번 했다.

권익위에 따르면 지속적인 악성·고질 민원 탓에 각 부처의 행정력이 심하게 낭비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권익위는 악성·고질 민원인이 조사관들의 업무 스트레스를 높이는 데다 행정력을 과도하게 소모하도록 한다고 판단, 지난 2011년 '고충민원 특별조사팀'을 구성했다.

특별팀에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분석한 결과 모두 108명이 중점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2만2896건의 민원을 내 한 사람당 평균 212건가량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권익위 관계자는 "관계기관과 협의해 악성 민원 해결을 위한 방안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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