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선수 특집] '감독님, 저 마음에 안 들죠?' 과연 모건은 ②

박현철 기자 2015. 3. 31.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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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NEWS=박현철 기자] 3년 연속 최하위로 본의 아니게 신생팀마저 제치고 말았다. 그리고 지난해 말 '스파르타의 끝' 김성근 감독을 영입하며 전력 증강을 노리고 있다. 새로운 10구단 체제. 적어도 10위는 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2015시즌에 나선 한화 이글스다.

지난해 김응용 감독 체제에서조차 49승2무77패로 최하위에 그친 한화는 공-수-주 다방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평을 받았다. 그와 함께 2014년 외국인 선수들도 그 잔혹사를 함께 치러야 했다. 한화는 지난해 주전 중견수이자 3번타자 펠릭스 피에, 선발 앤드류 앨버스, 라이언 타투스코와 모두 재계약하지 못했다. 시즌 중간 케일럽 클레이는 이미 중도퇴출당했고 재계약 대상이었던 피에는 에이전트 측에서 높은 금액을 불러 재계약이 무산되었다.

김성근의 선택은 KBO리그에서 검증된 투수 2인과 새로운 중견수. 롯데에서 3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둔 좌완 쉐인 유먼(36)과 2012년 삼성에서 14승을 거뒀던 미치 탈보트(32)를 영입한 한화는 피에 재계약 실패 후 메이저리그에서 악동으로도 이름을 떨쳤던 '토니 플러시' 나이저 모건(35)을 영입했다.

스프링캠프 동안 이슈가 되었던 이는 유먼과 탈보트가 아닌 한국무대 새 얼굴 모건. 1월 하순 일본 고치 1차 캠프로 합류했던 모건은 얼마 지나지 않아 충남 서산 잔류군 캠프로 향해야 했다. "몸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라는 것이 김성근 감독이 밝힌 모건 한국행 이유. 시일이 지나 다시 모건은 오키나와 2차 캠프로 향했으나 또 며칠 만에 잔류군으로 돌아갔다.

의문을 품을 만한 부분이 있다. 김성근 감독은 몸이 안 된 선수라면 고치 혹은 오키나와로 보내 재활 캠프를 따로 치르게 했다. 비시즌 수술을 받았거나 몸이 안 좋았던 한상훈, 이용규, 최진행 등은 그렇게 재활 캠프를 따로 치렀는데 유독 모건만은 잔류군에서 만들게 했다. 한 야구 관계자는 "김성근 감독이 봤을 때 모건의 훈련 태도 등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익숙한 장면이다. 김성근 감독은 과거 타 팀 감독 재임 시절에도 마음에 들지 않거나 기가 센 외국인 선수를 길들이려 기싸움도 자주 했다. 2002년 LG 시절 라벨로 만자니오, 2007~2008년 SK 시절 케니 레이번 등은 기 센 성격으로 김성근 감독과 물밑 마찰이 잦았다. 2009년 SK 외국인 좌완이던 크리스 니코스키는 김성근 감독이 사이드스로 투구를 지적해 "쓰지 않겠다"라는 말로 동기부여를 애초에 없앴고 결국 시즌 중 웨이버공시-두산 이적의 길을 걸었다. 외부로 알려진 것만 해도 이 정도이고 전례는 훨씬 더 많다.

관계자의 이야기와 김성근 감독의 전력을 돌아봤을 때 정황 상 모건의 캠프 중도 한국행과 시범경기 결장은 '길들이기' 과정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김성근 감독은 개막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모건을 1군으로 올렸다. SK 시절 레이번처럼 실력만큼은 분명 한화 전력에 큰 힘이 될 만한 선수였기 때문이다. 모건은 28~29일 넥센과의 개막 2연전에서 9타수 4안타로 활약했다. 첫 경기는 4안타로 펄펄 날았고 2차전에서는 무안타에 그쳤으나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쐐기득점을 올렸다. 실력만큼은 확실히 살아있음을 보여준 모건이다.

시범경기에서 부진했던 유먼은 원래 KBO리그에서 슬로 스타터 모습을 보였다. 부상 없이 포심 구위를 찾는다면 10승 이상을 할 수 있는 검증된 투수이며 탈보트는 예전같은 묵직한 구위는 물론 최고급 체인지업까지 선보이며 28일 개막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렇다면 변수는 모건이다. 1~3번 타순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모건이지만 만약 스타일에서 김성근 감독과 상충한다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김성근호' 한화는 시범경기에서 사상 첫 10위에 머물렀으나 적어도 수비력 만큼은 확실히 이전의 한화가 아님을 보여줬다. 타 구단 베테랑은 "한화가 일부러 100%를 보여주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은 물론 잘하면 3위까지도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라며 숨겨놓은 저력을 높이 샀다. 검증된 외국인 투수 두 명과 감독과의 마찰로 퇴출 가능성까지 제기되던 모건은 독수리의 재 비상을 이끌 수 있을 것인가.

[사진1] 나이저 모건 ⓒ 한화 이글스

[사진2] 2014~2015 한화 외국인 선수들 ⓒ 그래픽 김종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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