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KIA 중심타선, 'LCK포' 뛰어넘을 수 있을까?

스포츠한국미디어 김성태 기자 2015. 3. 31. 06: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한국미디어 김성태 기자] 2경기 동안 제 몫을 다했다. 중심타선에 걸맞는 화력과 실력을 뽐내며 팬들을 기쁘게 했다.

KIA는 지난 28, 29일 열린 LG와의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이끌며 김성한 감독이 사령탑을 맡았던 2003년 이후 12년만에 개막 2연승을 달성했다. 개막 직전까지 초상집 같은 분위기를 단숨에 씻어낸 것은 당연했다.

그동안 KIA는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바로 친정 KIA로 돌아온 윤석민의 보직 관련 문제가 최대 이슈였다. 4년 총액 90억이라는 역대 최다 금액으로 복귀했지만 선발이 아닌 마무리로 뛴다는 결정에 전반적인 여론은 좋지 못했다. 하지만 개막전에서 윤석민은 세이브를 올리며 그간의 우려를 말끔하게 씻어냈다.

LG 타선을 잘 막아낸 불펜의 활약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개막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이끌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중심타선이었다. 라인업을 보더라도 쉽게 상대하기 어려운 타순이다. 3번 브렛 필, 4번 나지완, 5번 최희섭, 6번 이범호. 언제든 큼지막한 한 방을 넘길 수 있는 타자들로 채워져 있다.

개막전에서 선발 6번 3루수로 출전한 이범호는 상대선발 소사를 상대로 비거리 125m짜리 중월 홈런을 쳐냈다. 0-0의 균형을 깨는 선취점이자 기선제압용 홈런이었다. 이어 8번 최용규의 적시타와 1번 김주찬의 희생플라이에 힘입어 KIA는 3-1로 이겼다.

다음날 경기는 중심타선의 힘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중심에는 3번 브렛 필과 5번 최희섭이 있었다. 0-2로 뒤지고 있던 3회 3번 필은 상대 선발 임지섭의 공을 그대로 받아쳐 역전 3점 홈런을 쳐냈다.

한때 추가실점을 내주면서 4-6으로 역전을 허용했지만 7회 5번 지명타자인 최희섭이 정찬헌을 상대로 좌월 솔로홈런을 쳐내며 1점차로 따라붙으면서 역전 드라마의 발판을 마련했다. 9회말 무사 1루에서 LG는 마무리 봉중근을 투입했지만 초구에 승패가 갈렸다. 끝내기 역전 2점 홈런의 주인공은 필이었다. 챔피언스 필드는 말 그대로 열광의 도가니였다.

4번으로 출전해 2경기 동안 7타수 2안타를 쳐낸 나지완이 상대적으로 다소 아쉽지만 그 외의 필과 최희섭, 이범호로 구성된 중심타선은 말 그대로 KIA라는 팀이 가지고 있는 색깔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이틀 간 무려 22개의 안타를 쳐낸 LG가 패한 이유도 강력한 한 방을 쳐줄 수 있는 거포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범호와 최희섭이 다시 만나게 되면서 팬들은 자연스럽게 예전 KIA를 이끌었던 전설의 'LCK'포를 떠올릴 수 밖에 없다. 2009년 최희섭-김상현으로 구성된 CK포는 말 그대로 강력했다. KIA가 팀 10번째 우승을 차지할 당시 김상현은 119경기에 출전해 441타수 140안타, 타율 3할1푼7리 36홈런을 쳐내며 그해 MVP로 선정됐다.

김상현의 앞 타순에 위치했던 최희섭 역시 131경기에 나와 435타수 134안타, 타율 3할8리 33홈런을 쳐내며 KIA의 4번 타자다운 모습을 보였다. 두 선수가 만들어낸 홈런만 무려 69개. 이들의 영문 약자로 만들어진 'CK포'는 말 그대로 리그를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거기에 `L'이라는 약자가 붙었다. 한화시절이었던 2003년부터 2007년까지 4년 연속 20홈런을 쳐냈던 이범호가 일본 소프트뱅크를 거쳐 KIA에 입단하게 된 것. 팬들은 기존의 CK포에 이범호의 약자인 L이 붙으면서 'LCK포'라는 명칭으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최희섭은 부상으로 70경기에만 출전하며 9개의 홈런만을 쳐냈다. 이범호는 101경기에 출전해 타율3할2리 17홈런, 김상현은 101경기에 나와 타율 2할5푼5리 14홈런을 기록했다.

세 명의 선수가 모두 40개의 홈런만을 기록하며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리그 4위로 가을야구의 시작인 준플레이오프에 참여했지만 SK에게 1승 3패로 깔끔하게 패하며 팀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기록은 다소 부진했지만 KIA 팬들에게 있어 `LCK포'는 말 그대로 꿈의 타선이었다. 존재하지만 본 적이 없는 '전설의 동물'처럼 다시는 볼 수 없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2015시즌을 앞두고 최희섭과 이범호는 절치부심,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그라운드에 올라섰다. 특히 마음고생이 심했던 최희섭은 그동안의 부상과 부진, 재활을 끊어내고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팀에 합류했다.

이범호 역시 지난 시즌, 팀 성적에 기여하지 못했다는 책임감을 가슴 속에 품고 주장으로 다시 한번 팀을 위해 뛸 각오를 했다. 김상현은 kt에 있지만 그 빈자리는 나지완이라는 4번 타자가 그동한 넘치지 않게 채웠다. 거기에 확실한 카드인 브렛 필이라는 외국인 타자까지 합세했다. 명성만으로는 어떤 팀을 가도 뒤지지 않는 타순이다.

물론 전성기였던 2009년만큼의 활약을 기대하기엔 무리다. 하지만 경험과 관록이 붙었다. 무엇보다 가지고 있는 능력이 탁월하기에 최희섭과 이범호, 그리고 나지완과 필이라는 신-구 조합은 2015시즌 KIA의 상승세의 강력한 엔진이 될 수 있다.

단 두 경기만을 치렀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것에 KIA 팬들은 고마워하고 있다. KIA의 새로운 중심타선이 과연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가 모아진다.

스포츠한국미디어 김성태 기자 dkryuji@hankooki.com

[ⓒ 한국미디어네트워크(www.hankooki.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