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점화'된 탈보트 보크 논란, 심판진 입장은?

[일간스포츠 서지영]

한화 외국인 투수 탈보트(32)의 보크 논란이 재점화됐다. 한화의 개막 2연전에 나선 KBO 심판진은 "탈보트가 과거 삼성 시절 자주 보크 논란의 중심에 선 걸 알고 있다. 그러나 28일 개막전에선 보크로 판정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28일 한화-넥센전, 탈보트는 2-0으로 앞선 3회말 무사 1루에서 1루주자 서건창을 견제구로 아웃시켰다. 넉넉하게 리드폭을 잡고 있던 서건창은 볼카운트 2B-2S에서 견제구에 꼼짝없이 당했다. 이때 초시계를 들고 탈보트의 투구를 지켜보던 염경엽 넥센 감독이 나와 "보크가 의심된다며"며 1루심에게 항의했다.

중계를 맡은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투구할 때 탈보트의 무릎이 확실하게 1루 쪽을 향하지 않고, 양쪽 다리가 동시에 틀어진 것처럼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애매한 무릎 동작이 보기에 따라 주자 기만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 야구규약 8.05조에 따르면 '투수판을 딛고 있는 투수가 베이스에 송구하기 전에 발을 똑바로 그 베이스 쪽으로 내딛지 않았을 경우' 보크로 인정하고 있다. '투수가 실제로 내딛지 않고 자유발의 방향을 바꾸거나 조금 위로 올려서 돌리거나 또는 발을 내딛기 전에 신체의 방향을 바꾸어 송구하였을 경우'에도 보크가 인정된다.

개막전 주심이었던 김풍기 심판위원은 29일 탈보트의 보크 논란 화면을 다시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넥센은 양쪽 다리가 동시에 틀어졌다는 내용의 어필을 하지 않았다. 염 감독은 '오른 무릎이 먼저 굽혀진 후 견제구를 던졌다'고 어필했다. 만약 오른발이 먼저 구부려졌다면, 1루가 아닌 홈으로 공을 던져야 하는 건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심판진이 보기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김풍기 심판위원은 "경기 뒤 느린 화면을 통해 문제가 된 부분을 면밀하게 살펴봤다. 자세히 보면 오른 다리가 약간 먼저 나오는 것은 있다. 하지만, 보크로 잡아내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미세하다"고 설명했다. 이민호 1루심 역시 "염 감독은 오른 다리가 약간 먼저 나간 부분에 대해 어필했다. 그러나 보크로 판정하기는 힘든 부분이 있다"고 확인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탈보트의 보크 논란을) 어떤 부분을 보고 말하는 것인가. 무릎 때문인 건가"라며 "그렇게 따지기 시작하면 왼손 투수 중에서 보크 사례가 많을 것이다. 어디를 보고 보크 판정 기준으로 삼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탈보트는 과거 보크 단골손님이었다. 지난 13일 두산과 시범경기에서 한 차례 보크 판정을 받았다. 2012년 삼성 시절 한 시즌에 3차례나 보크 판정을 받았다. 염 감독은 "탈보트가 삼성 때 비슷한 습관이 있었다. 매번 그러는 것은 아니다. 워낙 금방 이뤄지는 일이라 심판도 잡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입맛을 다셨다.

심판진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김풍기 심판위원은 "탈보트가 2012년 보크 논란이 자주 있었던 선수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28일 장면은 보크로 판단하기 힘들다"고 확인했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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