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서 새누리당 생명은 끝난줄 알라"

2015. 3. 30. 10: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0대 전후 학부모들 중심 '반 새누리당' 정서 뚜렷

[경남CBS 김효영 기자]

홍준표 경남지사의 무상급식 중단 뉴스를 두고,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달리는 덧글은 이런 종류다.

"1번 뽑은 경남도민의 인과응보다", "홍준표 지사 뽑아서 행복하십니까?", "그래도 다시 새누리당 뽑을 것 아니냐?" 등등.

오죽하면 이재명 성남시장도 "안타깝지만, 결국 특정정당을 찍어준 경남도민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 "다시는 새누리당 안 찍는다" 기류 확산

지난 19일, 홍준표 지사가 미국으로 출장을 떠난 날. 경남도의회 앞에 모인 '엄마'들이 마이크를 잡았다.

한 엄마는 "다시는 홍준표 지사를 찍지 않겠습니다. 홍준표 지사와 친한 정치인도 찍지 않겠습니다. 홍준표 지사가 있는 정당을 다시는 다시는 찍지 않겠습니다"고 말했다.

창원시 마산 내서읍에서 3자녀를 키우는 엄마 A씨(43)는 4월부터 학교급식비만 매달 20만원을 내야 한다.

A씨는 고등학생 아들의 학원은 중단할 수 없어, 초등학생 딸아이의 태권도와 미술학원을 그만두게 했다.

A씨는 "내 손으로 찍었는데, 후회된다. 엄마들은 다시는 새누리당을 찍지 않겠다고 말한다"고 말했다.

경남 하동으로 귀농해서 아이 셋을 키우고 있는 농부 B씨(50)는 4월부터 한 달에 30만원의 급식비를 내야한다. 아들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다 보니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부추농사를 지으며 빠듯하게 생활한다는 B씨는 "도지사, 군수, 도의원 모두 새누리당만 찍었는데, 그 결과는 참담하다"며 "다시는 찍지 않겠다. 귀농한 사람들 모두 같은 생각이다"고 말했다.

창원시 대산면에서 논을 빌려 비닐하우스 농사를 짓는 농민 C씨(48)는 "선별적 복지니, 보편적 복지니 하는 소리는 배부른 소리다"며 "안내던 밥값을 갑자기 무조건 내라고 해놓고, 핑계밖에 더 되냐?"고 말했다.

C씨는 "홍준표 지사 혼자 저러고 있는데 새누리당은 뭐하는 정당인지 모르겠다. 아버지대부터 새누리당만 찍어온 내 손가락이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거창으로 귀농해 오미자 농사를 짓고 있는 D씨(47)는 "홍준표 지사가 미국에서 골프치고 와서 하는 소리를 듣자니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기만 똑똑한 줄 아는데, 큰 코 다칠 것이다"고 말했다.

D씨는 "서울에서 국회의원 떨어지고 온 사람 구제해준 사람이 경남도민이다"며 "이제 경남에서 새누리당의 생명은 끝났다"고 강조했다.

◇"입장 미루고 있는 새누리당, 눈치만 보는 경남 국회의원들"

수많은 경남도민들이 무상급식비 '폭탄'을 맞게 됐음에도 아무런 조치가 없는 새누리당을 향한 원망도 커지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자치단체의 일"로 치부하고, 한때는 "전면 무상급식이 옳다"고 주장했던 유승민 원내대표도 4월 재보궐선거 뒤로 논의를 미루고 있다.

경남지역 국회의원들도 홍준표 지사와 당의 눈치만 보고 있다.

진주를 지역구로 하는 김재경 의원이 "도민들에게 송구스럽다"며 사과하고 "당정청이 적극적으로 논의해야한다"고 말한 정도다.

그러는 사이, 이틀 뒤인 4월 1일부터 그동안 초등학교와 읍면지역 중고등학교에서 시행되어온 무상급식은 유상급식으로 전환된다.

학부모들은 등교를 거부하고, 급식비 납부를 거부하며, 도시락을 싸든지 아르바이트를 뛰든지 결정해야 한다며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최근 학부모 모임에 자주 참석한다는 한 학부모는 그러나 "우리 이야기를 들으려는 새누리당 정치인은 한 명도 안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의원들이 '군항제' 등 봄꽃 축제에만 얼굴을 내밀고 서울 올라갈 것이라는 비아냥도 들린다.

◇경남도민 30대 74.5%, 40대 76.2% "무상급식 중단 잘 못"

이같은 반새누리당 정서는 학생을 키우는 30~40대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이는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14일과 15일 이틀동안 실시된 여론조사 (경남CBS-리얼미터 http://www.realmeter.net/ )에서 무상급식 중단이 잘 못한 결정이라는 답변은 59.7%에 달했다. (*19세이상 경남도민 1천명 대상 유무선 전화면접 조사. 응답률 17.1%. 표본오차 95%신뢰수준에 ±3.1%P)

연령별로 30대는 74.5%가, 40대는 76.2%가 잘 못한 결정이라 답했다. 상대적으로 새누리당 지지율이 낮은 20대(60.3%)보다도 훨씬 많았다.

60대 이상에서도 잘 못됐다는 응답(47.3%)이 잘 했다는 응답(41.8%)보다 많았다.

물론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최근 홍준표 지사가 미국 출장 중 업무시간에 부부동반으로 특정사업가들과 골프를 친 것은 반영되지 않은 결과다.

골프사건이 터진 뒤 경남도민만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는 아직 없다.

골프사건 직후인 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전국민을 상대로 실시된 여론조사 (SBS-TNS)결과, 홍준표 지사의 무상급식 중단에 대해 반대가 50.7%, 찬성은 47.3%였다. (*전국 성인 1천명 대상 유무선 전화. 응답률 15.5%.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이가운데 30대는 61.0%, 40대는 63.9%가 반대했다.

경남CBS 김효영 기자 hykim@cbs.co.kr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