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젖은 '제라드 고별전' 명장면 TOP5
시작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제라드의 고별전. 쏟아진 기대만큼 경기 내내 많은 명장면이 나왔다.
반가운 얼굴이 많았던 리버풀 올스타 자선 경기였다. 은퇴한 키웰을 비롯해, 이제는 키프러스 리그에서 황혼기를 맞고 있는 리세, 여전히 건재한 알론소, 아쉬운 재능이었던 바벨 등이 한 자리에 모인 광경은 팬들을 추억으로 젖게 하기 충분했다.
오랜만에 모인 친구들과의 자리가 그렇듯, 재미있는 장면이 많이 나온 경기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을 법한 다섯 가지를 꼽았다.
은퇴 선수들의 '동네 축구 슈팅(?)'
비록 현역은 아니지만, 시작부터 활발했던 앙리였다. 전반 2분부터 슈팅을 날려봤지만, 맥없이 넘어지며 공이 위로 뜨고 말았다. 전반 4분 박스 안으로 달려들던 앙리에게 정확한 패스가 갔지만 트래핑이 길어 레이나에게 공을 넘겨주고 말았다. 왕년에 '마법사'로 불렸던 키웰도 마찬가지로 슈팅이 힘없이 날아가 지켜보던 이들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은퇴' 앙리가 만든 완벽찬스, '현역' 바벨이 날리다
그런 앙리도 몸이 풀리자 죽지 않은 감각을 자랑했다. 전반 40분 자신이 현역때도 사용했던 슈팅 헛발질(?) 페이크 모션으로 바벨에게 완벽한 패스를 내줬다. 동점 상황에 대한 기대감에 관중들은 마치 골이 터진 듯 환호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바벨의 슈팅은 골문을 외면했다. 이어 카메라에 잡힌 바벨의 표정은 그 심경을 짐작하게 했다.
전반엔 드로그바+발로텔리, 후반엔 수아레스+토레스?
딱 게임에서나 볼 법한 조합이 나왔다. 전반전 팀 캐러거는 디디에 드로그바와 마리오 발로텔리를 전방에 내세우며 팀 제라드를 압박했다. 결과 둘이 사이좋게 한 골씩 총 2골을 터트리며 2-1 리드로 전반전을 마쳤다.
그러나 후반, 팀 제라드가 꺼낸 카드도 만만찮았다. 루이스 수아레스와 페르난도 토레스를 그라운드로 내보낸 것이다. 둘은 제라드와 함께 자선경기에선 보기 드문 호흡을 자랑했다. 효과를 본 것은 '제토라인'이 아닌 '제수라인'. 제라드와 패스플레이를 하던 수아레스가 페널티 킥을 얻었고 이를 제라드가 마무리했고 그 결과 2-2 무승부를 거둘 수 있었다.
돌아온 '엘니뇨' 토레스에게 쏟아진 안필드의 박수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다. 후반 시작 전, 모든 선수가 그라운드에 올라서고 잠시 뒤 토레스가 수아레스와 함께 입장했다.
팀을 떠나며 엄청난 야유를 받았던 토레스이기에, 과연 그의 출전에 어떤 반응이 있을 지가 관심사였다. 토레스가 겨울 이적시장 마감 직전에 첼시로 떠났을 당시, 리버풀 팬들은 유니폼을 불에 태우며 분노를 표출했었고 '배반자'라는 등 수 많은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토레스가 뒤늦게 모습을 드러내자 안필드의 관중들은 박수와 환호성으로 금발 소년을 따듯하게 맞이했다. 토레스는 밝은 표정으로 환호에 답하며 안필드의 잔디를 밟았다. 가장 훈훈한 순간으로 꼽을 수 있는 장면이었다.
제라드는 80분, 캐러거는 풀타임을?
후반 35분, 안필드에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주인공인 제라드가 교체로 그라운드를 내려오게 된 것. 이에 안필드 관중들은 박수와 환호성으로 '레전드'를 예우했다.
그러나 절친 캐러거는 경기 종료까지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현역이 아님에도, 캐러거는 수아레스-토레스라는 파괴적인 공격진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놀라운 체력을 선보였다. 물론, 제라드가 박수를 받게 하기 위해 교체했다고는 하지만, 상당히 아이러니 하지 않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인터풋볼] 왕찬욱 기자 reporter_1@interfoot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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