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훈 前수석 딸, 33세에 정식 교수로 임용돼

석남준 기자 2015. 3. 3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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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훈(67)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자신의 모교인 중앙대 캠퍼스 통폐합 과정에 특혜를 준 혐의에 이어 중앙대 교수 임용과 대학원 입시에까지 개입한 단서가 포착되면서 검찰 수사가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27일 중앙대 안성캠퍼스 압수 수색에 나선 검찰은 예술대학과 체육대학 대학원 입시 자료는 물론 교수 임용 자료와 강의 시간표까지 확보했다. 중앙대 주변에선 예술대 출신인 박 전 수석이 예술대학의 대부(代父)로 불리며 입시와 교수 임용에도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검찰은 특히 박 전 수석의 첫째 딸인 박모(34)씨가 지난해 중앙대 전통예술학부 교수로 임용된 사실을 눈여겨보고 있다. 중앙대를 졸업하고 이 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박 전 수석의 딸은 지난해 9월 4일 이 학교 교수로 정식 임용됐다. 당시 예술대 내에서도 박씨의 나이와 경력을 놓고 '뒷말'이 많았다고 한다. 다른 학과에 비해 교수 임용이 더 어려운 예술대학에서 30대 초반의 박씨가 강사가 아닌 정식 조교수로 임용됐기 때문이다. 중앙대 관계자는 "예술대에선 강사 자리 얻기도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한다"며 "아무리 빨라도 40대는 돼야 교수에 임용되는데 박 전 수석의 딸이 33세에 조교수로 임용되는 것을 보고 '당연히 박 전 수석이 힘을 썼겠구나'라는 말이 나왔다"고 말했다. 총장을 그만둔 뒤에도 학교에 대한 박 전 수석의 영향력이 막강했다는 얘기도 있다.

검찰은 박 전 수석이 수석 재임 시절 중앙대 캠퍼스 통폐합 등에 특혜를 주고 대신에 딸을 교수로 채용시켰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박 전 수석이 자신의 자녀뿐 아니라 유력 인사들의 청탁을 받고 대학원에 부정 입학 시키거나 교수로 채용시켰다는 첩보도 입수하고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수석은 2005~2011년 6년 동안 중앙대 총장을 지냈고, 그 전에는 국악대학 학장과 국악교육대학원 원장을 역임했다.

검찰은 박 전 수석이 중앙국악연수원의 소유권을 가로챘다는 의혹도 집중 조사하고 있다. 박 전 수석은 중앙대 총장 시절인 2008년 7월 경기 양평군에 있는 자신의 토지를 중앙국악예술협회에 기부하고, 양평군으로부터 9억원을 지원받아 2010년 중앙국악연수원을 지었다.

그런데 2013년 3월 이 땅 소유권은 중앙국악예술협회에서 '뭇소리 재단'으로 넘어갔다. 뭇소리 재단은 박 전 수석이 청와대에서 나오기 직전인 2012년 12월 말 세운 재단으로 이사장은 박 전 수석 본인이다. 결국 협회에 땅을 기부해놓고 양평군의 돈을 보태 건물을 짓고 나서 자기가 다시 가져온 셈이 됐다. 박 전 수석의 큰딸도 이 재단의 이사로 등재돼 있다.

양평군이 중앙국악예술협회 등과 맺은 업무 협약에는 9억여원을 지원하는 대신 양평군민에게 공연 객석 30% 이상을 무료로 제공하고 월 1회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29일 기자가 찾은 중앙국악연수원에는 '공연장'이라고 할 만한 곳이 눈에 띄지 않았다. 박 전 수석이 기부할 당시 1㎡에 9000원 안팎이던 이 땅의 공시지가는 2014년 1월 현재 15만원으로 올랐다.

본지는 박 전 수석의 설명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하고 문자 메시지를 남겼으나 응답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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