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재개발 공사현장서 석면 폐기물 두달 넘게 방치
환경단체, 1급 발암물질 석면 폐기물 20㎏ 방치 확인반경 500m내 아파트 단지와 초중고교 밀집…피해 우려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서울 시내 한복판 아파트 재개발 공사 현장에서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1급 발암물질인 석면 폐기물이 2개월 넘게 방치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지난 24일 지하철 5호선 공덕역 인근 재개발 1-54지구 주상복합 건축 예정지에서 석면 슬레이트 조각 의심 물질이 다수 발견됐다고 29일 밝혔다.
센터는 이튿날 시료를 채취해 분석 전문 기관인 'ISAA환경컨설팅'에 조사를 의뢰한 결과 '백석면'이 10~12% 가량 섞인 석면 슬레이트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노동부에 긴급 위험 상황 신고를 했고, 해당 공사 업체가 27일 현장에서 석면 폐기물 20㎏을 수거해 분리해 놓은 상태다.
석면 폐기물이 발견된 공사장 반경 500m 내에는 아파트 단지는 물론 초중고 등 각급 학교가 밀집해 있다.
센터에 따르면 해당 공사장 시공 업체는 지난 1월 말 기존 건축물 철거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석면 슬레이트가 나왔지만 이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채 현장 내 잔해물 더미에 그냥 방치해 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인근 주민들과 학생들은 지난 1월 철거 공사 후 2개월 가량 무방비로 석면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다.
석면은 석면피해구제법으로 지난 2011년부터 2015년 2월까지 5년2개월간 인정된 피해자가 모두 1555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사망하는 등 1급 발암물질이다.
발병후 1년 이내에 사망해 가장 예후가 불량한 석면암인 악성중피종이 712명(46%)이다. 석면폐증이 697명, 폐암이 144명, 미만성흉막비후가 2명이다.
석면 먼지는 매우 미세하고 가벼워 최대 20㎞까지 날아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상 석면공장 등 오염원에서 반경 2㎞이내를 직접 영향권으로 보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는 "석면현장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할 자치단체와 안전관리를 책임지는 환경부 등 관련 기관 중 한 곳이라도 현장을 점검했어도 사전에 막을 수 있었을 것"라며 "노동부가 해당 업체를 행정조치 한다지만 2개월여 동안 석면폐기물이 방치되는 사이 이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는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na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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