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의 눈] 우리가 알던 '히딩크 매직'은 더 이상 없다

김성진 2015. 3. 2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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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칠순을 바라보는 거스 히딩크(69) 감독의 이름을 떠올리면 '매직'이라는 단어는 연관 검색어처럼 이어진다. 그만큼 히딩크 감독과 매직은 뗄 수 없는 관계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우리 기억 속의 히딩크 매직은 없어진 것 같다.

네덜란드를 이끌고 있는 히딩크 감독은 매직은 커녕 침몰 직전으로 끌고 가는 최악의 선장이 되고 있다. 그가 여태껏 쌓아온 경력을 볼 때 이는 역대급 불명예나 다름 없다. 네덜란드의 국민적 영웅은 비난의 대상으로 바뀐 지 오래다.

네덜란드는 29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터키와의 유로 2016 A조 예선 5차전에서 1-1로 비겼다. 후반 추가시간에 클라스 얀 휜텔라르의 동점골이 나오며 극적인 무승부를 거뒀다. 그런데 경기 장소는 암스테르담이었다. 네덜란드는 홈에서 우세한 상황을 활용하지 못하고 고전하다 간신히 비긴 것이다.

축구라는 것이 강팀이 못할 때도 있다. 또 터키가 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그런데 네덜란드의 부진한 경기가 이번 한 번이 아니라는데 있다.

A조 순위를 보면 네덜란드는 2승 1무 2패 승점 7점으로 조 3위다. 조 1위는 승점 13점의 체코. 유럽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체코이기에 수긍할 순위다. 그런데 조 2위가 승점 12점의 아이슬란드다. 아이슬란드가 4승 1패를 할 만큼 예상 이상으로 잘하고 있지만 그만큼 네덜란드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부진은 히딩크 감독 취임과 함께 시작했다.

지난해 여름 네덜란드 지휘봉을 잡은 히딩크 감독은 첫 판부터 패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이탈리아와의 평가전에서 0-2로 패하더니 유로 2016 예선 1차전이었던 체코 원정경기도 1-2로 패했다. 연이은 강팀과의 맞대결 패배로 꼬여버린 것인지 이후 치른 경기에서 승리는 단 2번뿐이다. 그것도 약체인 카자흐스탄(3-1 승), 라트비아(6-0 승)이다.

한 수 아래라 생각했던 아이슬란드(0-2 패), 멕시코(2-3 패)전 패배는 충격이 더욱 컸다. 히딩크 감독이 부임 후 치른 7경기의 성적은 2승 1무 4패다. 유로 2016 본선행 가능성도 미지수다.

부진의 이유는 제각각이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히딩크 감독의 잘못된 전술 운용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핵심 선수들은 여전히 히딩크 감독 체제 하에서도 기용되기 때문이다. 터키전을 앞두고는 로빈 판 페르시, 아르연 로번이 부상으로 제외됐지만 베슬러이 스네이더르, 니헐 더 용 같이 중심 축을 이루는 선수들은 여전히 나서고 있다. 분데스리가에서 골 폭풍을 일으킨 바스 도스트도 터키전에 기용했을 만큼 능력 있는 선수들을 최대한 기용하고 있다.

하지만 결과는 형편 없다. 그렇기에 이들을 조합해 최고의 경기력을 만들어야 하는 히딩크 감독에게 문제의 원인이 향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과거 부진에 대한 질문에 "나도 모르겠다. 선수들의 경기력은 좋다"고 말했다. 스스로 부진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당연히 매직을 펼칠 수도 없다. 과거 위기 때마다 승부를 걸어 승리를 거뒀던 장면과는 180도 다르다.

히딩크 감독의 이러한 모습은 계속되고 있다. 만약 답을 찾지 못한다면 네덜란드는 유로 2016 본선행 실패라는 굴욕을 맛보게 된다. 히딩크 감독도 은퇴를 앞둔 말년에 최악의 감독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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