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초등생 "어른들 때문에 고통당해야 하나"

2015. 3. 2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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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사, 어린이 밥그릇 빼앗아 정치하면 안 돼

[CBS 시사자키 제작진]

- 쌍계초, 무상급식 중단에 대한 항의로 등교 거부.

- 39명 학생, 돈 낼 사람과 안 낼 사람 반반 정도.

- 부자와 약자로 편 가르기 해선 안 돼.

- 시골은 각 가정이 어떤 상황인지 다 알 수 있어.

- 무상급식 신청,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

- 학생들도 홍지사 때문에 밥그릇 빼앗겼다 생각.

- 지도자라는 사람이 어린이를 이용해서야.

- 앞으로 매주 금요일마다 등교 거부 이어 갈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3월 27일 (금) 오후 6시 1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종관 (경남 쌍계초 학교운영위원장)

◇ 정관용> 경상남도의 초중고 무상급식 지원 중단 결정. 여기에 반발해서 경남 하동 쌍계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등교까지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 무상급식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끝까지 투쟁하겠다' 이런 의지를 밝혔는데 쌍계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장 김종관 위원장 연결합니다. 나와 계시죠?

◆ 김종관> 네, 안녕하십니까? 김종관입니다.

◇ 정관용> 쌍계초등학교 전교생이 몇 명쯤 됩니까?

◆ 김종관> 39명 정도 됩니다.

◇ 정관용> 조그만 학교군요.

◆ 김종관> 네, 촌학교는 그 정도면 큽니다.

◇ 정관용> 오늘 그런데 등교 거부했어요? 모든 학생이 학교를 안 갔습니까?

◆ 김종관> 오늘 100% 전체가 등교를 안 하고, 한 명 갔다고 오늘 학교에서 통보를 받았습니다.

◇ 정관용> 한 명만 학교에 갔다?

◆ 김종관> 네.

◇ 정관용> 그러면 그 학부모들이 미리 논의를 한 거예요? '오늘 다 학교에 다 보내지 말자' 이렇게?

◆ 김종관> 네, 논의가 다 되었던 것입니다.

◇ 정관용> 그렇게 학교까지 보내지 말자는 논의를 하게 된 그 과정, 배경, 취지 뭡니까?

◆ 김종관> 사실상 요즘 보면 그렇지 않습니까? 한 마디로 부자와 약자를 하나로 편가르기를 하고 또 특히나 가난이라는 것을 증명을 해야 급식을 먹기 때문에 사실상 그런 모습에 고통당하는 학생과 학부모님들을 보고 우리 학부모회에서 그냥 있을 수가 없어서 오늘 등교거부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 정관용> 학교 안 가는 아이들이 뭐라고 해요?

◆ 김종관> 학교를 안 가는 아이들은 다들 그렇죠. '우리가 지금까지 한 마디로 말하면 밥을 잘 먹고 다녔는데 이제 어른들 때문에 우리가 한 마디로 말하면 이렇게 고통당해야 되나' 이런 말을 주로 했습니다.

◇ 정관용> 네. 오늘 아이들도 함께 거리행진까지 하셨다고요?

◆ 김종관> 네, 오늘 시위를 하고 난 연후에 행사를 마치고 한 1㎞ 정도를 거리행진을 했습니다.

◇ 정관용> 그럼 아이들이 구호도 외치고 그랬습니까?

◆ 김종관> 네, 그렇죠. 학부모와 아이들과 같이 했거든요.

◇ 정관용> 혹시 반대하는 학부모들은 없었습니까?

◆ 김종관> 저는 100% 찬성을 했고 우리가 미리 혹시나 바빠서 못 오시는 분은 한마디로 말하면 위임장까지 받았는데 그걸 안 하고도 100% 전체 다 학부모님들이 참석을 했어요.

◇ 정관용> 그런데 학교에 출석한 한 명 아이가 있다면서요. 그 아이는 어떤 경우입니까?

◆ 김종관> 그 아이는 제가 급식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급식을 받다 보니까 혹시 행정적으로나 어떤 면에서 불이익을 당할까 해서 오늘 학교를 간 것으로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지금 경남도도 전면 무상급식은 안 된다라고 하면서 소득에 따라서 저소득층 무상급식은 그냥 하기로 했잖아요?

◆ 김종관> 네.

◇ 정관용> 그런데 아마 그 아이는 그 대상자였던 모양이네요.

◆ 김종관> 그렇죠. 그 대상자가 되다 보니까.

◇ 정관용> 혹시 학교 안 가면 내가 그 대상에서 빠질까 봐?

◆ 김종관> 그렇죠. 그런 불이익을 받을까 그런 것도 있었겠죠.

◇ 정관용> 그나저나 39명 학생 가운데 그런 식으로 나눈다면 계속해서 무상급식 대상이 되는 아이는 몇 명이고 돈을 내야 되는 아이는 몇 명입니까?

◆ 김종관> 지금 신청을 받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한 50% 정도는, 그러니까 한 반반은 내야 되고 반반은 안 내야 되고 이렇게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당장 4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이었잖아요.

◆ 김종관> 네.

◇ 정관용> 신청을 받고 있다는 것은 학부모들이 '우리 아이는 우리 집 소득이 이러이러하니 무상으로 해 달라' 이런 신청을 해야 한다는 거죠?

◆ 김종관> 그렇죠. 그걸 하다 보니까 어린이들이 너무나 당황하죠. 왜냐하면 지금까지 아무 이유 없이 밥을 주니까 먹고 다녔는데 지금 우리 어린이들은, 특히나 시골은 더 그렇지 않습니까? 저 집이 어떻게 살고 이 집이 어떻게 살고 도시 같으면 잘 표시가 잘 안 나는데 시골은 금방 알아차리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김종관> 그렇기 때문에 엄청 아이들이 당황하고 학부모들도 가서 신청하려고 하니까 정말 내가 어렵고 가난한 것도 참 그런데 그걸 갖다가 신청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쪽팔리고 힘든 일입니까? 진짜 이런 일은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 정관용> 그래서 학부모들이 개별적으로 신청할까 말까 하다가 모여서 이렇게 이야기도 하시게 된 거군요.

◆ 김종관> 네, 그렇죠.

◇ 정관용> 일부 신청하신 분들도 있고 그렇습니까?

◆ 김종관> 그렇죠. 일부 신청한 분도 있고 지금 어쨌든 다른 분들도 있고 하는데 대부분이 하지 말자. 이렇게 하는데 사실상 행정의 압력이란 것은 사람들이 견디기가 쉽지 않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나저나 한 달에 얼마씩 내야 됩니까? 만약 내게 되면?

◆ 김종관> 지금 보니까 대충 1인당 6만 7천원. 6만 7천원이 되다보니까 보통 세 명 정도가 있는 집은 그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가 사실상 6만 7천원이 적은 것 같지만 촌에서는 굉장히 크거든요. 특히나 세 명 정도 되면 한 20만원 돈이 되는데 우리 촌에서는 한 달 생활비입니다.

◇ 정관용> 그렇죠. 초등학교 아이가 한 명만 있는 것도 아니고 두 명, 세 명 있을 수도 있고요.

◆ 김종관> 애 많이 낳으라고 하는데 애들이 지금 제일 많이 들어가는 게 교육비 아닙니까? 이것을 갖다가 자꾸 올리면 누가 요즘 젊은 사람들이 애를 낳아서 학교 보내려고 하겠습니까?

◇ 정관용> 어떻게 오늘 하루 등교거부하고 마치는 게 아니라면서요?

◆ 김종관> 네, 매주 금요일마다 등교거부를 하고 만약에 그래도 받아주지 않을 경우에는 새로운 대안을 가지고 저희들이 대응할 것입니다.

◇ 정관용> 그래도 학부모들께서 모여서 시위하고 의사 표출하는 것은 좋지만 아이들 학교는 보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의견도 있지 않을까요?

◆ 김종관> 당연히 있겠죠. 그렇지만 그 학생들도 이것은 잘못됐다는 것을 다 알기 때문에 사실상 우리 어른들보다 더 똑똑합니다, 요즘 아이들이. 그렇기 때문에 애들이 더 사실상 거기에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아, 그래요. 아이들이 더 적극적으로 '우리 학교가지 않더라도 이거는 해야 돼' 이런 얘기를 합니까?

◆ 김종관> 모든 아이들이 너무나 이거는…. 사실은 자기들도 보니까 알거든요. 요즘 아이들을 쉽게 보는데 굉장히 요즘 아이들이 똑똑합니다. 사실 우리 어른들보다도 한편으로는 아는 게 더 많아요.

◇ 정관용> 그 아이들이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이해합니까?

◆ 김종관> 지금 우리 경남은 워낙 뉴스나 이런 걸 많이 봐서 아이들이 더 잘 압니다. 홍준표 경남 지사가 한마디로 자기 정치적인 것 때문에 우리 먹는 밥그릇을 뺏겠다, 아이들이 다 이렇게 생각하고 또 학부모나 처음에는 노인네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것을 잘 몰랐었는데 가난을 정리하고 서류를 떼서 납부를 하고 이렇게 되다 보니까 이제 노인네들까지도 다 그걸 알게 되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아이들조차도 이게 지사의 정치적 욕심 때문이다, 이런 얘기를 한다고요?

◆ 김종관> 그렇죠. 요즘 아이들 얼마나 현명합니까?

◇ 정관용> 어쨌건 경남도의 입장은 전면 무상급식을 안 하고 쌍계초등학교 같은 경우는 절반가량 아이들의 급식비를 받고 그 돈을 가지고 가난한 아이들한테 다른 교육지원을 해주겠다. 그러면 그 교육지원은 또 추가로 더 주어지는 거잖아요. 어차피 가난한 아이들은 급식비도 안 내고. 그거에 대해서는 뭐라고 그럽니까?

◆ 김종관> 이미 사실상 교육이든 서민층 자녀들에게는 행정에서 많이 지원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거기에 크게 불만이 사람들이 없어요. 제일 중요한 것은 먹는 것을 가지고, 한마디로 밥그릇을 뺏어버리니까 어린 아이들부터도 안 좋고 부모들도 굉장히 안 좋아하는….

◇ 정관용> 아니, 그러니까 제 질문은 참 저도 여쭤보면서 외람됩니다만 가난한 집의 아이나 부모 입장에서는 자기는 어쨌든 계속 밥을 먹을 수 있잖아요. 대신에 조금 여유 있는, 그나마 여유 있는 아이들이 돈을 내게 되면 그 돈 가지고 나한테 지금까지 못 받던 뭔가 교육복지가 더 주어지겠구나. 예를 들어서 학원 교습권 이런 것 좀 나한테 공짜로 주겠구나, 이렇게 기대하는 그런 마음은 없어요? 학부모나 아이들한테?

◆ 김종관> 학부모나 학생들이 그런 생각을 전혀 갖고 있지 않습니다.

◇ 정관용> 아….

◆ 김종관> 그것은 사실상 전혀 엉뚱한 이야기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 쌍계초등학교 같은 경우도 딱 한 반반쯤 돈 낼 사람, 안 낼 사람이지만 이 문제에서는 생각이 똑같다?

◆ 김종관> 그렇죠, 맞습니다.

◇ 정관용> 홍 지사한테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신다면요?

◆ 김종관> 사실상 그렇습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어린이들의 밥그릇을 뺏어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되고 꼭 지도자가 되고 싶다면 정말 지도자답게 정치를 하고 어린이들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그게 올바른 정치인이고 지도자가 아닌가싶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당장 다음 주 아이들 학교 가면 급식 때 어떻게 된답니까?

◆ 김종관> 급식비를 지금 당장 내야 하는데 우리 쌍계초등학교 같은 경우는 급식은 먹되 납부는 하지 않겠다, 이렇게 결의를 했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안 내면?

◆ 김종관> 안 내고 더 어떤 걸 하게 되면 저희들은 다른 방안을, 도시락을 싸든지 어떻게 해야 하겠죠.

◇ 정관용> 당장 학교 측에서도 4월 1일부터 아이들 밥을 반만 해야 할지 전부 해야 할지 고민이겠군요.

◆ 김종관> 그렇죠. 지금 학교 측에서도 난리입니다. 그리고 특히나 공무원들도 사실상 가난을 증명하라고 하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를 이거 상당히 어려운 처치에 놓여 있어요.

◇ 정관용> 네, 좋은 결과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종관>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쌍계초등학교 김종관 학교운영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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