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보다 값진 소득..구자철의 '제자리' 찾기

2015. 3. 2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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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이상철 기자] 슈틸리케호 첫 한밭벌 방문에서의 소득 중 하나는 구자철(마인츠)의 부활과 함께 '제자리 찾기'다.

지난 27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가장 빛난 태극전사는 선제골을 터뜨린 구자철과 화려한 A매치 데뷔를 치른 이재성(전북)이었다. 이재성의 활약이 신선했다면, 구자철은 참 반가웠다.

잦은 부상 탓에 오름세를 타지 못하고 부진해 퇴보 논란이 일기도 했던 구자철이다. 이를 훌훌 터고 다시 일어섰다. "이제부터는 계속 좋아질 것이다"라며 각오를 내비쳤던 그는 개인적으로 뜻 깊은 대전에서 부활을 알렸다.

공격 지향적인 움직임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볼에 대한 높은 집중력에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후반 28분 오프사이드가 선언됐음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골문 안으로 볼을 차 넣기도 했다. 골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전반 25분 김보경(위건)의 패스를 받아 우즈베키스탄의 수비를 허무는 침투도 위협적이었다.

구자철이 살아나고 있다. 팔꿈치 부상으로 중도 하차했지만 2015 호주 아시안컵을 통해 경기력이 서서히 상승하던 구자철이었다. 주장 완장의 부담을 벗어던진 그는 대표팀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또 하나 눈 여겨 볼 건 '위치'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던 구자철은 전반 28분 이정협(상주)의 부상으로 최전방 공격수로 올라섰다. '제로톱'이었다. 이정협에게 자문을 구하면서까지 최전방 공격수의 움직임을 펼치기 위해 노력했다. 구자철의 멀티 능력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마이너스'였다. 구자철은 맨 위보다는 그 바로 아래에서 더 빛이 났다. 갑작스레 맡게 된 역할이긴 하나 처음 입어본 옷은 아니었다. 구자철은 조광래, 홍명보 전임 감독 시절 제로톱을 선 경험이 있다. 그러나 딱히 성공적이진 않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구자철에게 더 잘 어울리는 위치는 '2선'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본적으로 타깃형 원톱과 제로톱, 두 가지 전술을 선호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이 두 가지 전술을 가동하고 실험했다. 최근 들어 타킷형 원톱 전술을 주로 쓰나 제로톱 카드도 갖고 있다. 그러나 그 옵션에 '굳이' 구자철을 넣을 가능성은 없게 됐다. 공격수 자원이 없지 않다면.

슈틸리케 감독도 구자철의 역할에 대해 잘 인지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을 마친 뒤 "이정협의 부상 교체 아웃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의 발목 상태를 고려해, 구자철을 맨 앞에 내세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본래 포지션이 아닌 포지션에서 뛰니 팀과 개인 모두 좋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구자철을 공격수 옵션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구자철은 제자리를 찾았다. 그리고 그 자리에 섰을 때 가장 빛이 났다. 어느 자리에 있어야 할지를 명확하게 깨달았다. 오래 전부터 남아있던 과제 하나를 해결한 우즈베키스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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