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저가 먹튀 사기' 온라인서 일간지까지 진출

정재우 입력 2015. 3. 28. 05:58 수정 2015. 3. 28.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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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훈씨(가명)는 지난 17일 한 종합일간지에서 라이프전자라는 곳에서 재고정리를 한다는 광고를 보게 됐다. 광고는 188만원이 넘는 냉장고를 88만원에 판매하고, 269만원이 넘는 텔레비전을 92만원에 판매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시중가의 3분의 1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이 미심쩍었지만 마침 냉장고를 살 생각이었기 때문에 전화를 하게 됐다. 자신을 라이프전자 담당자라고 밝힌 사람은 "해외에서 싸게 들여오고 작년 재고가 많아서 안팔리다 보니 부도 직전이라 이 가격에 처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씨는 결국 싼 가격의 유혹을 떨치지 못해 19일 88만원을 입금했다. 냉장고는 24일에 오기로 돼 있던 상황. 보통 대형 가전은 배송 오기로 한 2~3일 전에 전화가 와서 배송 시간을 정한다. 하지만 라이프전자에선 아무런 연락이 없었고, 이를 수상히 여긴 강씨가 전화했지만 라이프전자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후 강씨 부인 전화로 수차례 전화를 건 끝에 연락이 닿은 라이프전자 측은, 강씨가 해명을 요구하자 전화를 끊어 버렸다. 이후 라이프전자 측은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 해당 신문사 "피해자 구제에 노력"

지난 17일 이같은 광고를 게재한 신문사도 라이프전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즉시 알아차렸다. 이에 광고 게재 이틀 뒤인 19일 해당 광고가 사기일 수 있어 위험하다는 사실을 사고를 내 알리기도 했다.

해당 신문사 관계자는 "광고는 광고 기획사를 통해 전날 접수됐고, 요새 워낙 재고처리 광고가 많다보니 심의에서 걸러지지 못하고 게재됐다"며 "다만 다음날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바로 파악해 사기가 의심된다는 알림 광고를 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신문사 측으로 연락해온 피해자는 10명 미만"이라며 "연락해온 피해자에 대해서는 구제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기 금액이 소액이다보니 수사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수사가 가능하도록 경찰에 최대한 협조를 요청했다는 것이 신문사 측의 입장이다.

◆ 최저가 먹튀 범죄, 온라인에서 일간지로 진화?

이번 라이프전자 사건은 최근 온라인에서 대규모 피해자가 발생한 '가전제품 최저가 판매' 사기가 신문 일간지 광고로까지 진화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가전제품을 최저가로 판매한다고 유혹하면서 현금결제를 유도한 뒤, 입금한 돈을 챙기고 잠적하는 이른가 '최저가 먹튀 사기'는 이미 지난해부터 온라인에서 기승을 부렸다. '부산 제일가전 사건'과 '가전몰'에서부터 최근 '베스트가전'까지 온라인에 널리 알려지면서 피해자들이 커뮤니티를 구성한 사건만 여럿이다.

특히 이같은 온라인 최저가 사기 수법은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 가격검색 서비스에서 최저가로 노출되면서 피해가 커졌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이벤트 등을 빌미로 현금결제를 유도해 돈을 가로채는 수법을 사용했다. 대포폰, 대포통장이 활용됐음은 물론이다.

온라인 최저가 먹튀 사기와 관련해 최근 일산경찰서는 일당을 일망타진해 11명을 상습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작년 4월부터 6개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를 차례로 개설해 범죄를 저질렀으며 경찰이 밝혀낸 피해자만 1000명이 넘었고, 피해 금액은 6억8000만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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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기자 (jj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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