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만 노렸다 경찰도 비웃는 '보이스피싱'

임재성 입력 2015. 3. 27. 21:55 수정 2015. 3. 27.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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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화 금융사기, 이른바 '보이스 피싱' 수법이 나날이 교묘해지고 있습니다만, 법과 제도, 수사력은 무기력하기만 합니다.

보이스피싱의 현주소 어디까지 와 있는지 주부에게 사기를 쳤던 범인이 곧바로 신고받은 경찰관과 통화하면서 조롱까지하는 내용 한번 들어보시죠.

임재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주중 오전, 아이 보느라 정신없던 38살 주부가 검찰 직원이라는 낯선 남자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녹취> 보이스피싱 사기범 : "금융감독원에 동결처리 요청하고 있을 테니까, 은행 앞에 도착하셔서 저한테 말씀하시면 돼요. (네네)"

무언가에 홀린 듯 전화 지시에 따라 은행을 전전하며 6,400만 원을 송금했습니다.

그제서야 사기인 줄 알았고, 곧바로 112에 신고했습니다.

사기범과 경찰관의 통화.

오히려 경찰관을 속이려듭니다.

<녹취> 보이스피싱 사기범 : "경위님, 검찰 사칭해서 (주부가) 금융사기 피해를 입으신 것 같아요. 신고가 들어와서..."

경찰인 줄 알면서도 나무라듯 지시합니다.

<녹취> 보이스피싱 사기범 : "어쭈, 잘 들으시라고 분명 말씀드렸어요? A 씨 본인 바꾸세요. 당신 경찰관 맞아요? (어, 경찰이야. 지금 파출소 왔어!) 정신차리세요!"

조롱하는 말까지 내뱉습니다.

<녹취> 보이스피싱 사기범 : "나이 많이 잡수신 OOO경위 씨,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아이! 엉뚱한 소리하지 말고, 전화번호 어떻게 되냐니까!) 똥고집 부리지 마시고..."

9분 통화 동안 경찰은 '전화번호를 대라'는 말만 17번이나 반복했습니다.

<녹취> 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너무 답답했던 게 그냥 통화만 하고, 어떤 조치를 취해 주시거나 (하지 않고) 그 때 아, 이제 돈을 찾을 수 없는 것이구나..."

지난 2주 동안 같은 번호의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렸습니다.

피해자는 대부분 젊은 주부들이었는데, 수사는 제자리입니다.

지난 3년 간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610억 원.

사기가 진화하는 만큼 검거율은 갈수록 떨어져 지금은 50%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임재성기자 ( newsis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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