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키워드] 자칫하다간 패가망신..몸캠 피싱의 덫

이지은 입력 2015. 3. 27. 21:19 수정 2015. 3. 27.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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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금요일마다 뉴스 속 한 단어를 정리해 드리는 시간. 뉴스키워드 시간입니다. 보이스 피싱에서 파밍, 스미싱으로… 금융 사기 수법은 날로 진화하고 있죠. 이번에는 '성'을 빌미로 한 신종 사기가 등장했습니다. 이른바 '몸캠 피싱'입니다. 발음도 어려운 이 몸캠 피싱은 무엇이고, 또 어떤 심리를 범죄에 이용하는 건지, 오늘(27일) 뉴스키워드에서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음란 화상채팅 영상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한 뒤 돈을 뜯어낸 몸캠 피싱 범죄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약 8개월 동안 여기에 걸려든 남성은 모두 763명이었습니다.

중국에 근거지를 둔 이들 조직은 불법 환전소까지 차려 모두 310억 원의 돈을 중국으로 송금했습니다.

몸캠 피싱이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부산에서도 중국 조직과 연계한 몸캠 피싱 조직이 검거됐는데 이들은 약 9천명에게 53억 원의 돈을 뜯어냈습니다.

화상채팅으로 상대의 음란 행위를 촬영한 뒤, 그 영상을 빌미로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신종 사기. 바로 '몸캠 피싱'입니다. 단순히 목소리로 남을 속였던 보이스피싱과는 확실히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는데요.

최대 3000만 원을 빼앗긴 남성도 있었고, 음란 영상이 장인에게 전송돼 이혼당한 남성도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순하게 시작된 채팅은 곧 음란한 대화와 행위로 이어지고 여성은 목소리를 더 깨끗하게 듣고 싶다며 특정 앱을 설치하라고 권합니다. 이것을 내려받는 순간, 남성의 휴대전화 속 연락처는 고스란히 넘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신체를 낯선 여성에게 의심 없이 보여주는 남성들의 심리. 과연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요?

한 여성과의 화상채팅, 그 시작은 단순한 호기심입니다.

[강동우/성의학 연구소장 : 인간에게는 누구나 가벼운 형태의 관음 욕구 그리고 노출욕구 등이 성과 관련된 욕구들이 있을 수 있어. 이성을 찾고자 하는 성적 욕구를 기본적으로 깔고자 하는 것. 그리고 일종의 호기심…]

신변잡기로 흐르던 대화는 곧 농도 짙은 대화로 이어집니다.

[강동우/성의학 연구소장 : 여성의 유혹에 따라서 남성들은 본능적으로 갖고 있던 성적충동 성적 호기심이 극도로 자극받도록 돼 있어. 성적인 충동을 해소하고 만족을 가지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에 이런 자극에 대해서 굉장히 민감하게 성충동이 끌어오를 수 있는 단계.]

그리고 이 여성은 특정 앱을 설치하라며 남자에게 권합니다. 앱을 설치한 뒤, 대화와 행위는 더 노골적으로 변해갑니다.

[강동우/성의학 연구소장 : 다른 방식의 성적인 유희를 즐기는 상태. 이 때는 그야말로 남성들은 성충동을 통해서 극단의 성의 흥분상태. 충동조절이 안 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스톱이 되기 힘들어…]

얼마 후, 남자의 휴대전화 속 연락처를 미끼로 협박이 시작됩니다.

[강동우/성의학 연구소장 : 체면주의가 많은 나라이기 때문에 자신의 수치스러운 행동이 공개된다는 것 자체가 심리적으로는 굉장히 공황상태가 되기 때문에 그 이후에 위협이나 협박에 쉽게 무너질 수 있어…]

실제 돈을 보내지 않아 남성의 지인들에게 음란 영상이 단체로 전송되기도 했습니다.

몸캠 피싱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필리핀, 일본에서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뛰어난 인터넷 인프라와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 거의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문화 때문에 주요 타깃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뉴욕 타임즈는 최근, 한국에 몸캠 피싱 범죄가 많다며 조심해야 한다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임욱성/경찰청 사이버안전계장 : 실제 경찰청에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는 사이버캅을 설치하면 악성 실행파일이 다운로드 받는 것을 탐지해서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몸캠 피싱. 단순히 돈만 잃어버릴 뿐 아니라 소중한 삶도 송두리채 날아갈 수 있습니다.

새로운 자극을 쫓다 악질적인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 기억하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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